▶ 옥희의 영화 Oki's Movie
 


2010, 드라마, 80분, 청소년관람불가

제 작 : 영화제작 전원사
제 작 : 미상 l 프로듀서 : 김경희
각본/감독 : 홍상수
촬 영 : 박홍열, 지윤정
조 명 : 이의행 l 편 집 : 함성원
음 악 : 위정윤 l 동시녹음 : 이유림
배 급 : 스폰지 이엔티 ...more

2010년 9월 16일(목) 개봉
blog.naver.com/okismovie

 

출 연
진구 :: 이선균
옥희 :: 정유미
송감독 :: 문성근


About MovieProduction note


-> 크랭크인 : 2009년 11월 11일 l 크랭크업 : 2010년 1월 7일 (총 13회차)

'놀랍고도 기이한 영화구조'
  홍상수 감독의 11번째 장편영화 <옥희의 영화>는 4개의 단편으로 묶여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흔한 옴니버스가 아닙니다. 4악장으로 구성된 하나의 음악 혹은 그런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한 편의 장편영화라고 해야 맞겠습니다. 1악장 '주문을 외울 날'에는 곤경에 처하는 어떤 젊은 영화감독(이선균)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2악장 '키스 왕'은 영화과 학생 진구(이선균)가 같은 과 동기생 옥희(정유미)에게 구애하는 이야기입니다. 3악장 '폭설 후'는 영화과 시간강사가(문성근) 학생 진구(이선균)와 옥희(정유미)를 가르치는 강의실 풍경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제목과 동일한 4악장 '옥희의 영화'는 말 그대로 옥희(정유미)가 만든 영화입니다. 이건 같은 배우가 연기하지만, 4개의 이야기이며, 한 편의 영화입니다. 서로 다른 네 개의 이 단편적 이야기들이 서로를 보충하고 차이 지으며 마침내 신기한 삶의 틈새를 열어 보일 것입니다.

'감독과 배우의 아름다운 즉흥연주'
  <옥희의 영화>에서 열연을 펼친 세 배우는 이선균, 정유미, 문성근입니다. 그렇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유일한 단편 <첩첩산중>의 출연진들입니다. 과장 없이 말하겠습니다. 그들은 이번에 각자의 음색을 가진 아름다운 악기입니다. 세 배우의 연기는 정말 놀랍습니다. <밤과 낮>, <첩첩산중>을 거쳐 다시 홍상수 감독과 작업한 이선균은 때론 고집불통이지만 때론 순수하기 짝이 없어 귀여워 죽겠는 홍상수식 남자를 더없이 멋지게 연기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 괴이함의 싹을 보이더니 <옥희의 영화>에서 자유로운 감각을 만개하고 있는 정유미의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오! 수정>, <첩첩산중>을 지나 돌아온 대배우 문성근은 다정하고도 외로운 지식인층 중년의 남자를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쓸쓸하게 연기합니다. 홍상수 감독은 배우들과 함께 늘 즉흥연주를 하듯 영화를 찍습니다. <옥희의 영화>가 정말 혹은 가장 그렇습니다.

'같은 배우! 다른 인물!?'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는 주제 같은 고정된 건 없습니다. 다만 주제가 없는 자리에 무한히 변주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때론 인물들 자체가 변주됩니다. 홍상수 감독의 전작들, <극장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등을 떠올려 주십시오. 우리는 동일한 배우가 시치미를 떼고 1인 다역을 하는 홍상수 영화의 인상을 알고 있습니다. 같은 배우가 연기하지만 같은 인물이 아닌 경우, 이것 참 아리송합니다. 그런데 재미있습니다. 자신할 수 있습니다만, <옥희의 영화>는 훨씬 더 신비하고 변화무쌍합니다. 배우 이선균과 정유미와 문성근은 영화 속에 진구와 옥희와 송 선생이라는 이름으로 고루 등장하지만 그들이 등장할 때마다 모두 같은 사람이라고 장담할 순 없습니다. 1악장의 인물은 2악장의 인물이 아니고 3악장의 인물은 또 4악장의 인물이 아닐 것입니다. <옥희의 영화>를 보는 아주 큰 재미 중 한 가지입니다.

'넘치는 애상, 주체 못할 웃음'
  <옥희의 영화>의 기이한 포스터를 눈여겨보아 주십시오. 촬영장을 지나던 누군가 우연히 찍어준 기념사진이고 홍상수 감독이 문득 그 위에 그림을 더한 것입니다. 우연적이고 충동적인 것이었습니다만, 여기에는 이 영화가 전하는 절절한 애상이 그대로 묻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옥희의 영화>를 보신 다음 어디에서 왔는지 모를 깊고 깊은 그 우수에 빠지게 되실 겁니다. 아, 물론입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이제 해학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너무 솔직하거나 돌발적이어서 도저히 참기 어려운 그 웃음들은 여전히 난무합니다. 올 여름에 만난 가장 유쾌하고 신기한 영화 <하하하>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하하하 웃다가 우린 여름을 보내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올 가을 만나게 될 <옥희의 영화>는 그 웃음에 애상이라는 감정을 더합니다. <옥희의 영화>가 올 가을, 가장 기이하고 사려 깊은 감정을 전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을의 계절이 내리는 9월16일, <옥희의 영화>도 여러분에게 계절처럼 내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