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월愛(애) No Name Stars
 


2010, 5.18 다큐멘터리, 101분
전체 관람가

제 작 : 상구네 필름
제 작 : 미상 l 프로듀서 : 김일권
감 독 : 김태일 l 구 성 : 주로미
촬 영 : 김태일, 태준식, 고인원석
음 악 : 시 와 l 사운드 : 김수현
배 급 : 시네마 달 ...more

2011년 5월 12일(목) 개봉
 blog.naver.com/nonamestars

 

출 연


= CAST =

양동남 | 당시 기동타격대 1조대원 / 현재 관광버스 운전

대학생들이 데모하는 것 못마땅하게 생각했제.
부모들이 그 비싼 등록금 대줬으면 공부나 할 것이지...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 사람들이 죽는걸 보니까 피가 거꾸로 솟더라고

집안 사정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던 양동남씨는 시민들이 계엄군들의 손에 무참히 죽어가 는 보습을 보고 항쟁에 참여하게 되었다. 열흘간의 항쟁의 마지막 날 결성된 기동타격대 1조 대원이 되어 도청을 지 키다 27일 새벽에 검거되었고, 대검에 찔려 상처 입은 몸을 돌볼 틈도 없이 혹독한 고문까지 견뎌내야 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큰 아픔으로 남아있는 아버님의 마지막 말씀, “너는 죽어도내 은공 다 못갚아야.” 이젠 오월의 감옥에서 나와 아내와 딸에게 든든한 가장이 되길 소망한다.

양인화 | 당시 시민군 / 현재 평화반점 운영

옷을 깨끗이 입고 죽어야 천당에 간다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이모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주민등록증을 넣고 그랬죠.
‘이모, 아버지한테 연락하세요, 저녁에 아마 내가 죽을거예요’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아내와 결혼할 거라는 고백에, 아내 박복자씨는 다음 생애엔 절대로 만나지 않겠다고 받아친 다. 당시 시민군으로 활동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도청에 남아있다 연행되었던 양인화씨는 1980년의 5월이 본인의 인생을 180도 뒤바꿔 놓았다고 생각한다. 그저 짜장면을 만들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청년이, 죽음을 각오하는 경험 을 통해 독재와 민주주의를 고민하는 투사로 거듭난 것. 매 끼니마다 한 움큼씩의 약을 챙겨야 할 만큼 몸은 상해있 지만,정신만은 누구보다 건강한 양인화 부부. 그들이 만드는 짬뽕 맛 또한 일품이다.

이세영 | 당시 시위 참여 / 현재 구묘역 내 오월화원 운영

지나는 거리마다 어른들이 손을 내밀면서 배 안고프냐, 안 덥냐..
담배 주면서 담배 쬐까 피어라잉..
그런 세상이 또 어디 있을까요.

신묘역이 들어서며 지금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구 묘역 안에서 ‘오월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세영씨. 5.18 당 시 입은 총상으로 한 쪽 다리를 잃었으며 그 보다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그 후 몇 년 동안을 술에 의지한 채 방 황의 시간을 보냈으나, 30년의 세월을 한결 같은 모습으로 지켜준 아내 덕분에 웃음을 찾을 수 있었다. ‘친구들이, 이웃들이 묻혀있는 이 묘지가 나에겐 고향이나 다름 없다.’는 쓸쓸한 웃음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다.

이영애 | 당시 주먹밥 부대 / 현재 양동시장 노점상인

어머니 배고파 죽겄소. 배고파 죽는다고 학생들이 난리여.
쌀을 걷어다 밥 해준다는 걸 어찌 의견을 냈던가 몰라.
차대기를 들고 쌀 걷으러 집집마다 돌아다닌 게 지금도 통쾌해

‘씨알데기 없는 짓’이라며 완강히 인터뷰를 거부하시던 양동시장 이영애 어머님. 수많은 매체들을 통해 피를 토하듯 당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으셨지만 누구 하나 그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칠 줄 모르는 ‘상구네 식 구’들의 정성에 결국은 항복. 걸죽한 사투리와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들려주시는 오월이야기는 가장 생 생한 울림으로 모두의 마음을 움직인다. 영화를 보고 나면, 그녀의 팬이 되어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

하문순 | 당시 주먹밥 부대 / 현재 대인시장 행상

별게 한 것이 없지요. 그렇게 투쟁한 사람도 있는데…
돼지방앗간에서 밥을 해다 주면
그냥 김 사다가 소금에 버무리고 주물러서 실어다 주고…

대인시장 골목골목을 쩌렁쩌렁 울리던 목소리의 주인공. 상구네 식구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참외가 싸~ 수박이 싸~’를 외치는 하문순 어머님의 목소리에 먼저 반해버렸다. 애초 인터뷰이로 생각하지 않았으 나, 과일을 사먹는 와중에 그녀 역시 주먹밥 부대로 활동했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전해듣게 되었다. ‘난 한 일도 없다’ 며 보이는 수줍은 미소와 평생을 리어카와 함께 한 그 성실함은 더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정숙경 | 당시 도청 내 마지막 취사조 / 현재 버섯농장 운영

광주를 지켰던 이름 없는 사람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제가 죽을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죄스러움이 남아 있을거에요.

30년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봄이 오는걸 두려워 하는 정숙경씨. 시민군들에게 밥을 해주는 취사조로 도청에 남 아있었으나, 마지막 날 밤 먼저 빠져나오게 된 죄책감으로 오랫동안 열병에 시달렸다. 그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 내고자 무안에 자리를 잡고 버섯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 날의 기억에서 자유로워 지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이 젠 청년이 된 아들을 보면 행복보다 미안함을 먼저 갖게 되는 이유 또한, 1980년 그 해의 봄,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 이 자꾸만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은재 | 당시 20사단 소대장 계엄군/ 현재 산돌학교 교장

나는 ‘역사에 빚진 자’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죠…
다 약속할 순 없지만, 이분들이 못 다한 삶을 대 살아야지요.

5,18 당시 계엄군 소대장으로, ‘광주의 폭도’들을 진압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지금도 악몽처럼 따라다니는 그 날 의 기억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그는 결국 군복을 벗고 종교인의 길을 선택, 동시에 대안학교인 ‘산돌학교’의 교장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산돌학교 학생들은 내가 만나본 그 어떤 청소년들보다도 광주 항쟁에 대 한 이해가 넓고 깊었다.’는 김태일 감독의 고백이, 어쩌면 그 누구보다 고통스러웠을 이은재 선생님의 그 간의 세월 을 대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