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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과거가 교차되며 진행되는 <마돈나>의 공간 설정을 위해 신수원 감독과 제작진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되는 VIP 병동은 장소 섭외 과정에서부터 난항을 겪은 공간이었다. 장소 세팅부터 촬영과 편집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VIP 병동 전체가 마치 이어지는 한 공간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부분별로 나누어 찍어야만 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제작진의 노력이 더해져 현실에 그대로 존재할 것 같은 VIP 병동 장면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미나'가 몸 파는 여자들과 살게 되며 걷잡을 수 없는 변화를 맞이하는 장소는 신수원 감독의 타고난 안목이 빛을 발한 공간이다. 실제 사창가는 아니지만 그와 유사한 암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소로 제기동 개천가를 선택했다. 간헐적으로 홍등이 켜진 낙후한 거리는 묘한 분위기로 <마돈나>만의 독특한 컬러에 정점을 찍었다.

마지막으로 '해림' 캐릭터를 가장 잘 대변하는 장소이자 영화의 결정적인 장면에서 등장하는 시화호는 서영희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손꼽아 눈길을 모았다. 서영희는 "왠지 모를 음산한 분위기가 오싹하면서 가슴 찡한 이 영화의 느낌과 잘 맞아 떨어졌다"고 하며 "덕분에 감정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릴 수 있었고 마지막 촬영 때에도 몰입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됐다"라고 밝혔다.

영화 제목이자 주인공의 또 하나의 이름 '마돈나'에는 신수원 감독이 전하고자 한 강한 메시지와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마돈나'는 세계적인 팝스타이자 세기의 섹스 심볼로 대중들의 뇌리에 강하게 기억되는 인물이면서, 한편으로는 성모 마리아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이처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마돈나'의 이미지는 감독이 생각하는 현대 여성상과도 일치했다. 신수원 감독은 "여성들의 깊은 내면 속에는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두 인물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진 실제 여성의 이야기와 우연히 목격한 20대 여성 노숙자의 이미지가 더해져 '마돈나' 캐릭터가 완성되었다.

또한 영화 속에서 그린 '마돈나'라는 인물은 소외된 여성들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를 바라는 평소의 바람이 반영되었다. 여기에 직접 보고 들은 실제 여성들의 삶을 엮어 이야기 구조를 만들고 확장시켜 영화 <마돈나>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에 신수원 감독은 "결국 자기 삶을 위해 살아가는 아름다운 여성들을 모두 '마돈나'라고 부르고 싶다"고 정의하고, "영화를 보면서 자기 삶이나 자기 주변에 있는 '마돈나'와 같은 여성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