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화, 홍련 A Tale of Two Sisters
 
2003,가족괴담,120분,12세 관람가

공동제작 : ㈜영화사봄/마술피리
제 작 : 오기민 l 프로듀서 : 김영
각본/감독 : 김지운
촬 영 : 이모개 l 조 명 : 오승철
미 술 : 조근현 l 편 집 : 고임표
음 악 : 이병우 l 동시녹음 : 김경태
배 급 : ㈜청어람 ...more

2003년 6월 13일(금) 개봉
홈페이지 www.twosisters.co.kr


 

출 연
새엄마 은주 역 : 염정아
배수미 역 : 임수정
배수연 역 : 문근영
배무현 역 : 김갑수


About the Movie Production NoteHot Issue

- 고전소설 장화, 홍련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포영화... <장화, 홍련>


700년 전 억울한 원혼이 된 두 자매가 새로운 공포로 부활한다.

 

영화 <장화, 홍련>은 아름다운 두 자매(수미, 수연), 아버지, 새엄마가 귀신들린 외딴 집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무섭고 기괴한 일들과, 서서히 벗겨지는 가족의 비밀을 공포스럽게 그린 가족괴담. 한국 고대 소설 중 가장 잔혹하고 무서운 이야기로 손꼽히는 <장화홍련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호러 영화다. <반칙왕>의 김지운 감독이 <조용한 가족>, <커밍아웃>, <쓰리>에서 보여줬던 그만의 독특한 공포감각을 살려, 첫 장편 호러를 선보인다.


고전비극 <장화홍련전>의 복원.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

 

고전소설 <장화홍련전>은 서로를 끔찍이 아끼는 두 자매가 계모의 음모로 억울하게 죽어 원혼이 된다는 전형적인 계모형 가정 비극. 영화<장화, 홍련>은 고전<장화홍련전>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현대에 복원시킨다. 그러나 영화는 원작의 번안이나 각색이 아니라, 모티브만 차용해 완전히 재창조한 새로운 이야기. 순진하리만치 단순한 선악대립구조의 원전과는 달리, 새엄마는 젊고 아름다우며, 자매를 미워하지만 완벽한 가정을 꿈꾸기에 계략따윈 꾸미지 않는다. 두 자매는 어딘지 음울하고 당돌하며, 사춘기 소녀 특유의 불안정한 심리로 가득하다. 원전의 모티브는 그대로 살렸지만, 캐릭터들은 완전히 재창조됐다.

전형과 비전형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이들 주인공들은 그래서 원전의 전형적인 플롯을 따르지 않고,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전개한다. 원전이 비극적인 가족사와 권선징악의 내러티브를 강조했다면, 영화<장화, 홍련>은 선악이 모호한 가족관계 속에 도사린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공포와 미스터리를 강조한다.


'가족관계 속의 숨은 공포'를 벗겨내는 이야기 - 가족괴담

 

" 한밤중에 거실에 앉아있는 엄마에게 '엄마 뭐해'라고 묻는데, 돌아본 엄마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한다. '내가 아직도 네 엄마로 보이니?' " 우스개처럼 떠돌지만 어쩐지 섬뜩한 이 괴담은 영화<장화, 홍련>의 핵심적인 공포를 대변한다. 소녀답지 않게 음울하고 지나치다 싶을 만큼 친밀한 두 자매. 병적으로 완벽한 가정을 꿈꾸는 젊은 새엄마. 표정 없이 늘 가족들을 관찰하는 아버지. <장화, 홍련>의 가족 관계는 어딘지 부자연스럽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표면적으론 계모와 전처 자식 간에 벌어지는 전형적인 신경전으로 보이지만, 서로에 대한 그들의 증오는 엽기적이고 의뭉스런 비밀 투성이다. 그 비밀이 서서히 벗겨지면서 그들 사이의 긴장이 섬뜩한 공포로 대체되고,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로 돌변한다.

<장화, 홍련>은 가족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관계가 훼손되면서 가장 공포스런 관계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가족괴담이다.


또 하나의 주연, '귀신들린 집' - 최초의 한국형 하우스호러

 

<아미타빌의 저주>, <헌티드힐>, <더 헌팅>, <디아더스>… 많은 서구 공포 영화들에서 '귀신들린 집'은 단골소재이자 집 자체가 공포의 주인공이 되곤 한다. 그러나 기존 국내 공포 물에서 '귀신들린 집'은 주인공인 귀신이 활약하는 배경 정도의 역할이 고작.

영화<장화, 홍련>은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집 자체를 공포의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외딴 시골 마을, 저수지와 숲으로 둘러싸인 음습한 장소에 자리한 일본식 목재가옥. 철저히 고립된 <장화, 홍련>의 집은 집 안팎의 모양새가 몹시 그로테스크하고 요기가 서려있는 '귀신들린 집'이다. 이 집은 두 자매의 가족을 공포로 자극하고, 마침내는 가족들 사이에 감춰진 공포스런 비밀을 들춰내는 주체적인 공간으로 작용한다.

영화<장화, 홍련>은 '귀신들린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공포에 의해 몰락하는 한 가족을 그린, 최초의 한국형 하우스호러다.


아름다워서 더욱 무서운 공포 -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공포영화

 

영화 <장화, 홍련>의 이미지는 아름다움 속에 섬광처럼 도사리고 있는 공포를 끄집어 낸다. 공포영화하면 흔히 어둡고 칙칙한 화면,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들을 떠올리지만, <장화, 홍련>은 이런 공포영화의 관습들을 완전히 뒤집는다. 자매가 이 집에 처음 도착했을 때, 행복한 시간들을 보여주는 장면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우면서도 사춘기 소녀들의 예민하고 불안정한 심리를 포착하고 있따. 눈부신 햇살 속에 불안하게 찰랑이는 물, 소녀들의 순수하면서도 내적으로 충동하는 에너지, 이는 영화가 단지 귀신이나 괴물같은 외면적인 공포가 아닌, 소녀 그리고 가족의 내면적인 공포를 그리게 됨을 대변한다.

<장화, 홍련>은 '가족괴담'과 '귀신들린 집'이라는 이야기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영화의 본질적인 공포는 인간 내면에 깊숙이 자리한 죄의식에 기대고 있다. 단순히 관객을 깜짝 놀래키는 특수효과나 사운드 대신,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음악, 섬세한 화면 구성 등을 통해 관객도 서서히 등장인물의 내면적 공포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무섭다'라는 인상에서 더 나아가 '아름답고 슬프다'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따라서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무섭다'라는 인상에서 '아름답고 슾프다'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복합적인 정서는 공포의 여운을 더욱 크게 만들어주며, 이는 이제껏 한국 공포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