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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고의 클라이맥스를 울리기 위해 시한부 환자들이 기적 같은 꿈에 도전했다면, 영화 <뜨거운 안녕>을 위해 배우들 역시 도전을 감행해야만 했다. 바로 각 캐릭터들의 밴드 내 악기 포지션을 완벽히 표현하기 위해 실제로 악기 연주를 해야 했던 것. 극 중에서도 아이돌 스타로 등장하는 이홍기는 실제로 FT아일랜드의 보컬로서 노래는 물론, 드럼, 키보드, 기타까지 익숙하게 다루는 아티스트이지만, 다른 배우들에게는 엄청난 도전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이홍기 외 실력자가 있었으니, 바로 학창시절 밴드 활동을 했던 마동석이다. 밴드 내에서도 드럼을 맡았던 마동석은 드럼 스틱을 쥐자마자 수준급의 연주 실력을 선보이며, 악기 지도를 맡은 밴드 마스터는 물론 주위 배우들과 스탭들까지 깜짝 놀라게 했다. 오히려 어설프게 드럼을 연주하는 '무성' 역을 연기하는 게 더 힘들었다는 마동석의 빼어난 실력은 드럼 비트가 곡 전체의 중심을 잡아주듯 밴드 연습 내내 배우들 사이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 한편, 이번 영화를 통해 난생 처음 전자 기타를 손에 잡아본 임원희에게는 영화 출연을 심각하게 고민했을 정도로 큰 도전이었다. 기타 연주가 미숙하면 나이트클럽 아르바이트를 하는 '봉식' 캐릭터의 연기에도 지장이 있을지 모른다며 누구보다 열심히 기타 연습에 매진한 임원희는 기초 과정을 넘어 고급 과정까지 속성으로 레슨을 받는 열의까지 보였다. 결국 취미가 기타 연주가 됐을 정도로 그 매력에 푹 빠진 임원희는 세달 후 훌륭한 기타리스트의 모습으로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자그마한 체구에 작은 손을 가진 백진희는 자신의 몸보다 큰 베이스를 메고 두꺼운 베이스 줄을 누르며 노래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곤혹스러워 하기도 했다. 하지만 괜히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사랑 받는 여배우가 아니었다. 말로는 "못치겠어요"라던 백진희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어가기 시작했고, 얼마 후에는 베이스를 메고 연주를 하면서 노래까지 하는 데에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여서 모두의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배우들의 땀과 노력으로 일궈진 영화 속 불사조 밴드 연주는 절대 놓쳐서는 안될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더욱 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배우들의 연기와 남택수 감독의 연출은 모두 이유가 있었다. 감독과 배우 모두 이번 작품을 위해 말로만 듣던 호스피스 병원에 직접 방문해 병동생활을 온 몸으로 체험하고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천에 위치한 모현 호스피스 병원에서 수년 간 봉사활동을 해오던 남택수 감독은 어느 날 백진희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남택수 감독이 봉사활동을 하러 갈 때 다 함께 동행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에 남택수 감독은 관객들에게 보다 진심이 담긴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배우들과 스탭들이 직접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함께 호스피스 병동을 찾았다. 위암 환자 '안나' 역의 백진희와 간암 말기 환자 '봉식' 역의 임원희는 극 중 자신의 캐릭터처럼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환자들을 만나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병실마다 돌아다니며 환자들에게 그 동안 갈고 닦은 악기 연주 실력을 들려준 백진희와 임원희는 즉석에서 신청곡까지 받아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허겁지겁 반주책을 찾아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의 노력에 환자들은 크게 즐거워했고, 이를 지켜보던 가족들은 고마운 마음에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이날 병원을 찾은 임원희와 백진희는 마지막까지 모든 환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고, 스탭들 역시 "생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슬픈 얼굴이 아니라 웃으며 헤어지기 위해 항상 미소를 띠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영화를 좀 더 밝고 즐겁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이렇듯 감독과 배우, 그리고 스탭들이 몸소 느낀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뜨거운 안녕>은 5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단 하나의 휴먼드라마로 기억될 것이다.

영화 <뜨거운 안녕>에서 시종일관 관객들의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는 시한부 환자들의 모습은 실제 생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환자들의 모습을 토대로 탄생했다. 제일 먼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위해 동화책을 쓰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힘찬 엄마'(심이영)는 남택수 감독이 호스피스 병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던 중 가장 처음 만난 환자이자, 영화 제작의 계기가 되어준 30대 여성에게서 비롯된 캐릭터다. 실제 어린 아들을 위해 편지를 남긴 여성 환자의 마지막 글은 영화 속 '힘찬 엄마'의 대사로 녹아 들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이어 남택수 감독이 만난 환자는 불편한 몸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목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한 남자 환자였다. 자신의 몸을 닦아주는 자원봉사자들을 향해 이렇게 극진하게 대접을 받을 만큼 착하게 살지 못했다면서 눈물 짓던 환자는 영화 속 전직 조폭이었지만, 의리 있는 진정한 '상남자' 캐릭터인 '무성'으로 만들어져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한편 자신이 죽을 후 남겨질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던 한 가장 환자는 업소 알바를 뛰며 이중 생활을 하던 '봉식'으로, 20대 초반의 꽃다운 나이에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던 여성은 '안나'로 각각 태어났다. 마지막으로 어린 나이임에도 제 생을 온전히 살지 못하고 호스피스 병원에서 부모님과 함께 죽음을 맞이한 꼬마 환자는 '하은' 캐릭터로 영화 속에서 되살아나 누구보다 생기 넘치고, 귀여운 모습으로 관객들의 미소를 자아낸다. 실제 남택수 감독이 만난 환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지막까지 생을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며 만든 영화 <뜨거운 안녕> 속 인물들은 개성은 물론 진정성 넘치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더욱 뜨거운 사랑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