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에 온 아빠와 함께 생활기록부를 쓰고 있는 현우는
아빠의 직업을 채우는 항목 앞에서 고민에 빠진다.
해고 노동자? 무직? 사회 활동가? 노동 운동가?
현우의 아빠는 7년째 결과를 알 수 없는 힘든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나왔다"라며 사람들 앞에서 멋지게 연설하는 아빠가 때론 멋지다가도, 아무리 애를
써도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 상황을 꾸역꾸역 버티는 아빠가 답답하기도 하다. 나쁜 사람은 안 잡아가면서 정의로운
일을 한 아빠가 감옥에 가야 하는 상황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소년 현우는 아빠에게 묻고 싶다.
"왜 아빠는 지는데도 계속 싸우는 거야?"
감 독 : 한영희
국내 최초 커밍아웃 국회의원 최현숙의 이야기를 담아내어 주목받았던 데뷔작 <레즈비언 정치 도전기> 이후
10여 년 만에 두 번째 작품을 발표했다.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에서 활동하며 한국 사회 첨예한
이슈들 가장 가까이에서 카메라로 연대해온 한영희 감독은 '쌍용 자동차 해고 노동자'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낸
<안녕 히어로>를 통해 현실의 길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우리가
'변화의 길' 위에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인권침해 현장에 함께 있고 싶고, 현장의 이야기를 더욱
잘 담아내어 함께 나눌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은 것이 유일한 꿈인 한영희 감독은 앞으로도 대한민국
곳곳의 이슈의 현장에서 함께 연대하고, 카메라로 담는 활동을 끊임없이 이어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