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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최대철 배우는 예전에 드라마 촬영장에서 만났고 그때 내가 영화를 하는데 언제 기회 되면 같이 하자고 했다. 그러다 2년이 지나서 시나리오를 쓸 때 종훈 역에 최대철 배우를 생각하고 썼다. 그리고 바로 전화해서 만나 시나리오를 전달했는데 바로 오케이를 해주었다.

이엘빈 아역 배우도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알고 있어서 외모와 캐릭터까지 보면서 비슷하게 쓴 것 같다. 통통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속이 깊으며 애 어른 같지만 순수하고 착한 남자아이의 모습도 잘 표현할 것 같았다.

정준호 배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종범 역에 누군가 될 거야.. 라는 생각이 있었다. 총괄 피디님 소개로 정준호 배우에게 시나리오를 보내게 되었다. 정준호 배우가 시나리오 보고 나를 보고 싶다고 했고,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게 되었다. 처음 만나는 정준호 배우님은 너무 잘 생기고 멋졌다는 기억이 있다. 보면서 와우! 너무 멋진 종범이가 탄생하겠구나..라고 혼자만의 생각을 했었다. 1시간 30분 동안 <어부바> 얘기보단 인생이야기를 많이 했다. 영화로 살아온 인생 이야기부터 아이와 가족 이야기들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잠시 <어부바> 이야기를 했다. 너무 따뜻하고 기분 좋은 코믹 가족 영화라고 칭찬해 주셨다. 그런데 그날은 확답을 안주고 헤어졌는데 1주일 후 총괄 피디님께 연락이 왔다. 종범 역 오케이! 헌팅 하다가 피디와 함께 소리를 쳤고, 뭔가 <어부바>에 서광이 보였다.

밍밍 역은 고민이 많았다. 한국 배우를 중국인인 척 연기를 시켜야 하나 아니면 진짜 중국인을 섭외해야 하나.. 그래서 한국과 중국배우들 오디션을 같이 봤는데 전노민 배우님이 배우들을 몇 명 소개해 주셨다. 그 중 중국인 유학생이며 아이돌 연습생을 했던 이이만이라는 배우 지망생을 만나게 되었다. 적당히 하는 한국어 그리고 중국어를 하는 이이만 배우는 딱 밍밍이었다. 그래서 바로 캐스팅하게 되었다. 밍밍 역의 이이만은 할리우드에서 열린 2022 인터내셔널 필름 페스티벌 어워즈에서 <어부바>로 여자배우상을 받았고, 감독상과 정준호, 최대철 배우님도 남자배우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내가 꼭 만들고 싶은 장소이자 로망이었다. 어릴 때부터 부산만 오면 너무 좋았고, 영화의 도시 아닌가... 특히 중구 남포동과 영도구 일대는 너무 예쁜 곳이 많았다. 거의 남포동과 영도 일대를 골목까지 다 걸으며 장소를 찾았다. 이제는 현지인보다도 길을 더 잘 알 것 같다. 언제든 기회만 된다면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또 만들 것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소가 몇 개가 있는데 첫 번째는 어부바호 포구다. 자갈치 시장을 안고 있는 포구.. 뭔가 독특했다. 포구도 예쁘고 느낌이 영화적이었다. 두 번째는 종범의 집이다. 그 집은 세트가 아니고 실제 가정집을 섭외한 것이다. 리얼하기 위해서 라지만 솔직히 제작비 탓도 있었다. 그런데 그게 신의 한 수였다. 부산 중구청 소개로 진짜 오래된 그대로의 가정 집을 찾은 것이다. 조명 만으로도 진짜 종범 집이 탄생된 게 희한했다. 세 번째는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 장소다. 영도! 흰 여울 마을 앞 바닷가다. 종범과 노마가 걸으며 아파하고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는 곳이다. 죽은 노마의 엄마를 그리워하며 하늘을 보고 외치는 종범이 대사할 때는 모니터 보다가 혼자 울었다. 노마가 아버지 존경합니더 할 때도 울컥했다.

고생한 것은 진짜 너무도 많다. 나보다도 스태프들이 고생이 많았다. 때이른 더위에 어디를 가든 땀 범벅이었다. 적은 회차에 인물이 많아서 하루에 찍을 분량이 엄청났다. cut to 에 몽타주 인서트 컷까지 거의 15씬 이상 찍은 날도 있었다. 부족한 잠과의 사투, 피로 누적까지 스태프, 배우님들께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