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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독 : 민병우

<도둑고양이들>이란 작품으로 제1회 Olleh 스마트폰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놀라움보다 시상 직후 극장에서 수상작을 상영했을 때 받았던 놀라움이 더 컸다. 주머니에 든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화가 극장의 큰 스크린에서 이렇게 선명하고 깨끗하게 상영될 수 있다니. 그때 생각했다. 언젠가 누군가는 스마트폰으로 장편영화를 만들 것인데, 그렇다면 내가 한번 처음이 되어보자.

소재는 기존 카메라가 할 수 없는 스마트폰으로만 촬영 가능한 것이면 좋을 것 같았다. 역시 답은 동물이었다. 스마트폰은 연기 지도가 불가능한 동물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순간포착으로 촬영이 가능한 가장 강력한 카메라였다.

지금은 헤어졌지만 여자친구의 강아지와 내가 기르는 고양이를 데리고 내가 경험한 연애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물론, 고양이만으로 러닝타임이 부족할 거 같아 강아지도 함께 등장시킨 이유도 아주 조금은 있었다.

이건 나의 연애이야기이다. 그리고 내 주변 친구들의 연애이야기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나 로맨스 물은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연애이야기를 다뤘다. 하지만 나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일상적이고 평범한 연애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에베레스트가 아닌 동네 뒷산 같은 연애이야기이다. 이 평범함 속에 주인공 남녀가 기르는 강아지, 고양이가 이 영화를 조금은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줄 것이다.

- 미상

[Film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