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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독 : 김지운 KIM JEE-WOON

영화 <거미집>은 <조용한 가족>, <반칙왕>,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라스트 스탠드>, <밀정>, <인랑>에 이어 김지운 감독이 내놓은 10번째 장편 영화다. 코미디와 호러가 발군의 앙상블 속에 공존했던 첫 영화 <조용한 가족> 이래 스포츠 영화의 외피 속에 소시민의 페이소스를 웃음 속에 녹인 <반칙왕>,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되었고 한국 호러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된 소녀들의 아름답고 슬픈 공포 <장화, 홍련>, 한국 최초의 본격 느와르로 칸 국제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달콤한 인생>, 만주 벌판을 질주하는 스케일 큰 상상력으로 김치 웨스턴이란 신조어를 낳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또한 칸 국제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한국 복수극의 종결판으로 세계 스릴러 매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악마를 보았다>와 일제강점기 당시 친일과 항일의 경계에 선 인물들의 이야기를 클래식 스파이 장르의 무드와 긴장감 속에 펼쳐 보인 <밀정>, 그리고 오시이 마모루의 전설적인 애니메이션을 가까운 미래, 통일을 앞둔 한반도의 혼돈기로 옮겨와 한국적인 SF장르영화로 탄생시킨 <인랑>에 이르기까지. 그는 자기 복제나 장르의 반복도 없이 기존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는 상상력과 스타일, 개성적인 캐릭터로 한국 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 또한 극한의 서스펜스 속에서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배어 나오는 유머와 인간애까지 복합적인 재미 또한 놓치지 않았다.

<거미집>은 1970년대 대본까지 사전 심의를 받아야 했던 군부 독재 시절의 한국 영화 현장을 배경으로 '영화'를 둘러싼 인간 군상들의 다이내믹한 앙상블을 그린다. 걸작의 강박에 사로잡힌 영화 감독을 주인공으로, 시대의 아이러니가 자아내는 블랙 코미디와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안간힘. 각자 충돌하는 개성과 욕망이 자아내는 드라마틱한 앙상블은 '영화'를 통해 인생의 한 대목을 돌아보게 하는 공감과 재미로 김지운 감독의 진수와 진화를 동시에 선보인다.

[Film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