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사진 보기...more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에서 준우승을 하며 최고의 인기밴드로 자리매김한 ‘버스커 버스커’의 리더 장범 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그가 편한 후드티에 캡모자를 눌러쓴 친근한 청년의 모습으로 팬들에게 돌아왔다. ‘벚꽃 엔딩’, ‘여수 밤바다’ 등의 메가 히트곡으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시절에도 카메라 앞에서 수 줍음을 타던 뮤지션 장범준이 솔직담백함으로 <다시, 벚꽃>에 모습을 드러낸 것. 영화 속에서 뮤지션 장범준은 부스스한 차림에 슬리퍼를 끌고 동료 뮤지션과 맥주를 마시기도 하며, 군입대를 앞둔 남동생의 머리를 손수 이발해주기도 하고, 어 린 딸 조아의 기저귀를 직접 갈아주기도 한다. 좀처럼 미디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가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용감 한 선택을 한 이유는 바로 자신의 20대와 그 시절에 만든 음악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기록하고 싶어서였다. 영화 속에 서 “나의 20대를 기록하고 싶었다”고 말한 것처럼 <다시, 벚꽃>은 그의 20대와 20대 마지막 앨범이 될 2집 앨범 녹음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버스커 버스커’ 활동 중단 후 홀로서기를 하고도 음원차트를 장악하는 것은 물론, 인기 드 라마 ‘시그널’ OST를 부르고 콘서트 전회 매진을 기록해 남부러울 것 없을 것만 같은 성공한 뮤지션 장범준에게도 고민 이 있을까?

그의 고민은 ‘버스커 버스커’로 활동하며 국내 최고 뮤지션들의 극찬을 받고, 오디션 프로그램 문자투표 1위, 음원 차트 1 위 등 스타로서 반짝이던 때부터 시작되었다.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과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는 공연 실력 때문에 “음 악적으로 부끄러웠다”는 장범준, 그는 ‘버스커 버스커’가 유명한 밴드로 이름을 알렸지만 그만큼의 실력은 갖추지 못했 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그는 ‘버스커 버스커’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각자 음악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만나자며 멤버들을 설득했다. 음악적 성장을 위해 화려한 무대와 조명을 벗어나 다시 홍대와 한강을 무대로 하는 거리의 버스커로 돌아간 장범준은 남들이 인정하는 스타가 아닌 자신이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진정한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꿈을 위해 남 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기로 한다.

화려한 무대에서 내려온 그는 아마추어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다. 음악을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바쁘게 살아가 는 또래 뮤지션들과 발전적인 형태의 음악과 공연을 만들고자 자신의 음악으로 아직 무대에 설 수 없는 인디 뮤지션들의 선배 뮤지션이자 기획자로서 함께 할 수 있는 작업들을 해나간다. “축구에도 프로리그와 아마리그가 있듯이 음악에도 아마리그가 있어야 된다”고 말하는 장범준은 또래 청춘들이 부러워하는 벚꽃 연금 소지자가 아니라 프로로서 매일 고민 하고 자신이 인정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힘겹게 발걸음을 떼는 그 역시 자신의 꿈을 향해 새로운 용기를 내는 반짝이는 청춘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한 번 들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멜로디와 하나 하나 내 얘기처럼 느껴지는 가사로 중독성 강한 노래를 만든 뮤지션 장범준은 <다시, 벚꽃>을 통해 자신이 노래를 만드는 것은 “남들이 일기 쓰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평범하고 일상적 인 소재에서 영감을 얻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내는 그는 모든 사람들이 한 번씩은 경험해봤 을 첫사랑, 이별, 골목길, 빗방울, 외로움 등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캐치해 노래로 만들어낸다. 특히 그 는 2집 앨범을 준비하면서 뮤직비디오 대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하는 ‘웹툰’으로 노래를 이미지화 하는 독특한 작 업을 했다. 실제로 대학에서 만화를 전공한 장범준은 자신이 정성을 다 할 수 있는 분야이자 사람들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과 만화를 통해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장범준의 반짝이는 청춘 고백을 담은 <다시, 벚꽃>에서 그는, “20대엔 무조건 사랑”이라고 말한다. 오롯이 20대 시 절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충분히 경험하고 느낀 결과물이 ‘벚꽃 엔딩’, ‘여수 밤바다’, ‘골목길 어귀에서’ 등의 노래로 탄생했기 때문에 그에게 20대의 풋풋하고 생기 있는 감수성들은 더욱 소중하다. 때문에 자신들을 ‘N포세대’ 라고 자처하며 연애도 사랑도 포기하는 또래 청춘들에게 “포기도 선택이기 때문에 존중하지만 꿈틀대는 감정들을 애 써 외면하고 비관적으로 대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이토록 모두에게 있는 젊은 시절의 경험과 감정들을 아름답게 여기는 장범준은 처음 사귄 여자친구의 갑작스런 이별 통보에 아픈 마음과 붙잡고 싶은 간절한 마 음을 담아 ‘정말로 사랑한다면’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경험과 감정들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소재들도 그에겐 음악이 된다. 누군가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골목길을 소 재로 ‘골목길 어귀에서’를 만들었다. 여러 집들이 붙어 있고 좁은 ‘골목길’에서 다시 만난 여자친구를 또 한 번 놓치 게 될 수도 있단 불안한 마음을 녹여낸 것이다. 자취방 창 밖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다가 탄생한 노래 ‘소나기 (주르르루)’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기 위해 비가 그치길 바라는 순수한 마음을 눌러 담았다. 대학생시절 갓 어른이 되어 경험한 ‘20대들의 세계’는 그에게 새롭고 신기한 세상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할 수 없었던 경험들을 하 게 되면서 그의 음악적 세계관이 더욱 확장된 것이다. 담배를 처음 입에 대고 현기증을 느꼈던 순간까지도 고이 간직 하고 있는 그는 처음 접하는 것들에 대한 불안함과 거부감을 음악적 감수성으로 다양한 멜로디로 만들어낸다. 결국 ‘지금, 이 순간’ 이어야 했던 20대 초반에 학업을 중단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버스커가 되어 거리에 자신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게 한 것이다. 장범준의 이러한 행보는 뮤지션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음악을 전공하지 않아도 뮤지션이 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