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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저의 무죄와 함께
<국가보안법>의 마지막 시간을 분명하게 기록하리라 믿습니다.
오랜 외국생활에 시달리는 제 영혼의 외로움을 멀리서 달래주었던
고향 제주도의 검푸른 바다와 광주의 뜨거운 대지와의 재회를 간절히 바랍니다.
- 항소심 최후진술 中, 송두율 -

송두율 교수는 1967년 서울대학교 문리대 철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로 유학을 떠나, 1972년 하버마스 교수의 지도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 1982년에 사회학 분야에서 교수 자격을 취득했으며, 1972년부터 뮌스터대학, 베를린자유대학, 하이델베르크대학, 미국 롱아일랜드대학, 베를린 훔볼트대학에서 철학과 사회학을 강의해왔다. 독일어로 7권의 단행본을 출간했고, 우리말로도 10권의 단독 저서가 있다.

송교수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전통 위에서 현대성 논쟁, 비교철학, 사회주의와 제3세계 문제, 한반도 통일문제 등을 분석하면서 독창적인 이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그의 학문적 관심은 정치와 시민 생활, 경제사, 여성문제, 공간과 시간의 철학, 문화비평과 미학 등을 두루 포괄하고 있어 국외를 비롯 국내 진보학계와 청년들에게 언제나 '신선한 자극'을 주는 성실한 학자로 평가 받아 왔다.

송교수가 독일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 사연은 특별하다. 그는 1972년 유신헌법이 선포되고 반정부 지식인과 민주인사에 대한 탄압이 강화되자 1974년 재독 반유신단체인 '민주사회건설협의외' 결성을 주도해 초대 의장을 맡게 되었고, 유신 독재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임으로써 박정희 정부에 의해 '반정부 인사'로 분류되어 입국이 금지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1973년 북한을 처음 방문한 이래, 1990년대 중반부터 여섯 차례에 걸친 '남북해외학자통일학술회의'를 성사시키는 등 학자의 위치에서 남북의 화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러나 그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국가정보원은 그를 대표적인 친북 지식으로 분류, 조사 대상으로 삼아왔다. 1991년 서울대학교 초빙교수로 초청되었으나 반정부 활동 전력 문제로 무산된 바 있으며, 2000년 제5회 '늦봄통일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시상식 참석을 위해 귀국하려 했으나 국정원의 '준법서약서' 제출 요구 때문에 역시나 무산되었다. 마침내 2003년 9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초청으로 가족과 함께 귀국했으나 국정원 조사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검찰에 의해 구속되었고 긴 법정투쟁 후, 2004년 7월 2심 재판에서 석방되어 독일로 돌아갔다. 2004년 3월, 서울구치소 안에 있을 때 '안중근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송두율 저서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출판사 후마니타스) 중 발췌-

송두율 사건 - 첫번째 시기 : 37년 만의 귀국

2003년
9월 17일 민주화기념사업회, 송 교수가 기념사업회 초청으로 22일 입국한다고 발표
9월18일 법원, 국가정보원이 신청한 송 교수 체포영장 발부 승인
9월19일 송 교수,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귀국의사' 표명
9월20일 민주화기념사업회, 박호성 연구소장과 김형태 변호사를 베를린에 급파
9월22일 송 교수 가족,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 저녁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최 환영 만찬 참가
9월23일 송 교수, 국정원 자진 출두
9월24일 송 교수, 국정원 2차 출두 / 법무부, 송 교수 출국 정지 조치
9월25일 송 교수, 국정원 3차 출두
9월27일 송 교수, 국정원 4차 출두

송두율 사건 - 두번째 시기 : 여론의 광풍

2003년
9월 30일 국회에서 정형근 의원은 송 교수가 북한 정치국 후보위원이라고 자백했으며,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송 교수 사건을 '해방 이후 최대의 거물 간첩 사건'이라 언론에 공표
10월1일 국정원, 송 교수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
10월1일 국정원,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송 교수는 북한 정치국 후보위원'이라고 공표
10월2일 송 교수, 오후 2시 아카데미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의 활동에 대한 자성적 성찰' 발표
10월3일 검찰, 송 교수 소환 / 변호사 입회 불허 / 참관 및 접견만 허용
10월6일 송 교수, 검찰 2차 출두 / 변호사 입회 불허 등에 항의하여 이후부터 묵비권 행사
10월7일 검찰, 오길남 씨 참고인 소환 조사 / 송 교수 변호인, 검찰에 의견서 제출
10월8일 송 교수, 검찰 3차 출두 / 검찰, 황장엽 씨 출장 조사
10월10일 송 교수, 검찰 4차 출두
10월11일 송 교수, 검찰 5차 출두
10월13일 송 교수, 검찰 6차 출두
10월 14일 송 교수,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사회원로기자회견에서 '노동당 탈당, 독일 국적포기' 등의 내용 담은 성명서 발표
10월 15일 송 교수, 검찰 7차 출두
10월 17일 송 교수, 검찰 8차 출두 / 언론중재위원회, <중앙일보>에 대해 반론 보도 결정
10월 21일 송 교수, 검찰 9차 출두 / 검찰, 사전구속영장 청구 / 송 교수, 서초경찰서 인치

송두율 사건 - 세번째 시기 : 구속과 재판

2003년
10월22일 법원, 영장실질심사 후 영장 발부 및 서울구치소 입감
10월27일 변호인 입회 불허처분 취소 요구 준항고 제기
11월5일 변호인 참여권 침해 등 진상조사단 활동 보고 기자회견
11월11일 대법원, 검찰의 변호인 입회불허처분이 부당하다는 하급심의 결정을 확정
11월19일 서울지검 공안 1부, 송 교수를 국가보안법 위반과 사기 미수로 구속기소
11월27일 김세균 교수 외 744명, 박정삼, 정형근, 박만을 피의사실공표죄로 대검찰청에 고발
12월1일 독일 사회 인사 920명 탄원서 제출
12월2일 오후 2시부터 서울지방법원 331호 법정에서 송 교수에 대한 첫 공판
12월5일 라이너 베르닝 박사 기자회견
12월16일 1심 2차 공판
12월22일 하버마스 교수 탄원서 제출
12월23일 1심 3차 공판
12월30일 1심 4차 공판

2004년
1월6일 1심 5차 공판 /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귄터 그라스 탄원서 제출
1월14일 각계 인사 995명 탄원서 제출
1월16일 변호인참여권 침해, 계구 사용에 대한 헌법소원 및 손해배상 소송 제기
1월27일 1심 6차 공판
2월12일 문화제 '경계에 피는 꽃 : 송두율과 그의 벗들을 주제로 한 변주' 열림
2월24일 1심 결심공판 연기
3월9일 1심 결심공판
3월26일 안중근 기념사업회, 세 번째 '안중근평화상' 송 교수에게 수여
3월30일 1심 선거공판, 징역 7년 선고
4월13일 국제사면위원회, 송두율 교수를 양심수로 지정
4월15일 송 교수 석방을 위한 유럽대책위, 독일 외무성 앞에서 집회 개최
5월19일 2심 1차 공판(서울고등법원 309호 법정)
6월2일 2심 2차 공판
6월14일 슐츠 변호사 기자회견
6월16일 2심 3차 공판
6월30일 2심 결심 공판

송두율 사건 - 네번째 시기 : 석방 이후

2004년
7월21일 2심 판결에서 일부 무죄 및 집행유예로 석방
8월2일 송 교수, 45년 만에 광주 방문, 망월동 참배
8월3일 송 교수, 고향 제주 방문
8월5일 송 교수, 독일로 출국

2008년
대법원, 송 교수에게 적용된 대부분의 국가보안법상 공고사실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린 2심의 결과를 확정, 항소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던 독일 국적 취득 후의 북한 방문에 대해서도 무죄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