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어라 봄바람
 
2003, 로맨스/코미디, 111분
15세 관람가


투자/제작/배급 : 플레너스㈜시네마서비스 ...more
제 작 : 강우석 l 프로듀서 : 이관수
각본/감독 : 장항준
촬 영 : 문용식 l 조 명 : 최성원
편 집 : 고임표 l 미 술 : 아트서비스
음 악 : 윤종신 l 동시녹음 : 최재호

2003년 9월 5일(금) 개봉
홈페이지 www.bombaram.co.kr


 

출 연
선국 역 : 김승우
화정 역 : 김정은
신부 : 성지루
노작가 : 변희봉
심작가 : 장현성
희구 : 김경범


= 영화리뷰 =


미지근한 봄바람의 아쉬움...
 

이기적인 성격에다 지독한 구두쇠인 선국(김승우)은 아침마다 교회에 찾아가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것을 낙으로 삼는 괴짜. 연애소설을 쓰는 중이지만 연애경험이라고는 88올림픽 개막식때 여자를 만나 폐막식 때 헤어졌던 일이 전부다. 삭막하고 단조롭던 그의 집에 어느 날 불청객이 찾아든다. "열라 잘 부탁 합니다!" 단순하고 발랄한 다방 여종업원 화정(김정은)의 등장. 얼마 전 돌아가신 선국의 아버지가 생전에 2층방을 세 놓았던 것이다. 선국은 '천박한' 화정이 너무도 싫지만 전세값 3000만원을 돌려줄 길이 없어 어쩔 수 없는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선국은 화정이 지어낸 사랑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기 시작하는데...

제목이 시사하듯이 이 영화는 '봄바람' 불 듯 시작되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찬가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만나 좌충우돌 한 끝에 사랑에 골인하는, 흔한 로맨틱 코메디의 구도를 가지고 있다. 전형적인 틀을 가지고있다는 것이 굳이 탓할 일은 아니나 그 틀 안에 담겨진 내용물까지 구태의연하고 어설프다면? 이쯤 되면 이 영화, 분명 문제가 있다.

우선 김승우과 김정은이 만들어낸 캐릭터가 별다른 매력이 없다. 김승우의 연이은 주책연기는 이미 식상하고 김정은의 깜찍한 삼류인생 연기도 어딘지 어설프다. 특히, 매력적일 수 있었던 화정이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 여자가 사랑을 받으려면 욕을 하더라도 귀엽게, 커피를 배달하더라도 착하게 보여야 하기 때문이었을까? 여기저기 다방을 전전했다는 화정이 욕하는 장면들에선 '난 욕 같은 거 잘 못해요!'라는 내숭이 묻어난다.

봄바람이 났다는 이 유쾌한 사랑이야기에는 성(性)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가장 야한 얘기라고는 선국의 아버지가 14살 때 아버지가 운영하는 색시집 아가씨와 일(?)을 저질렀다는 어머니의 전언정도다. 그나마도 영화 말미에 가서는 그 아가씨가 선국의 어머니였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성은 로맨틱한 사랑 뒤로 꽁지를 감춰버린다. 다방 아가씨와 작가선생이 한집에 사는 이야기라면 '성' 혹은 '동거'에 관한 이야기까지 엽기 발랄하게 묻어 났을 만도 하다. 하지만 순진한(혹은 그런 척하는) 두 남녀는 로맨틱한 사랑의 신화에 기대어 뻔한 결말을 향해 건전하게 달려간다. 작품성 보다 상업성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라면 어디선가 본 듯 시류를 타지 않는 것도 흠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성에 대한 배제는 나이 어린 관객들을 위한 감독의 배려라고 치자. 그렇다면 이번엔 성이 감춰진 그 자리를 응당 채워야할 기발한 발상과 희극적 요소들에 대한 꼼꼼한 고민이 아쉬워진다. 상투적이거나 군더더기가 붙은 대사들이 거슬린다. 특히, <첫사랑사수궐기대회>, <남남북녀>에 이어 또다시 만나는 주변 사람들의 박수소리를 배경으로 한 감동(?)의 포옹장면 또한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그저 웃길법한 대본과 웃긴다하는 배우들에 기대서 편하게 안주해버린 느낌이다. 그 과정은 아마도 감독과 배우들이 밝혔듯이 즐거웠을 것이다. 익숙한 대사와 연기가 편하고 그만큼 호흡이 잘 맞았을 테다. 하지만 힘든 노력과 참신한 고민이 없는 결과물은 결코 제대로 웃기거나 제대로 감동을 주지 못하는 법이 아닐까?. 봄바람이 어째 미지근하다.

코리아필름 객원기자 김지희


약간은 촌스럽지만 달짝지근한 다방 커피 같은 영화...
 

영화 <불어라 봄바람>은 쫌팽이자 이기적인 소설가 선국(김승우 분)의 집에 어느 날 불쑥 단순발랄하고 순진한(?) 다방 여종원 화정(김정은 분)이 세 들어 이사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해프닝을 다룬 이야기로 천박한 여자로만 여기는 화정에게 우연히 들은 사랑 이야기가 아주 좋아 자신의 소설로 쓰려는 선국의 에피소드가 스토리의 중심 축을 이루며 그런 과정에서 88년도 이후 한번도 사랑을 해 본 적은 없는 선국이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물. 뻔한 이야기를 철저히 짜여진 각본과 아이디어를 통해 웃음을 이끌어내는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다양한 캐릭터는 영화의 재미를 풍부하게 만들고 있으며 과장되게 보일 수 있는 설정과 연기는 만화적인 상상력으로 잘 포장돼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게다가 김승우, 김정은 두 톱 배우의 코믹연기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두 연기자들의 코믹연기만 봐도 솔솔한 재미를 더한다. 특히 물 익은 김승우의 자연스런 코믹연기는 기대 밖의 성과이다. 무엇보다 한국 코미디 영화의 계보(강우석-김상진)를 이을 감독으로서 장항준 감독의 발견이 큰 성과로 여겨진다.

반면, 두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매력과 공감대 형성이 떨어져 로맨틱한 분위기를 이끌어내는데는 역부족이다. 특히 신선한 아이디어에 비해 전형적인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로맨틱 코미디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는다. 재미를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기분 좋게 웃으면서 극장 문을 나설 수 있는 영화.

영화 <불어라 봄바람>은 배급사 플레너스㈜시네마서비스가 김상진 감독을 제작본부장으로 영입해 역점을 두는 영화를 자체 제작하는 '인하우스 시스템'(In House System : 영화의 투자-제작-배급을 단일 영화사에서 포괄하는)을 도입하여 만든 1호 작품으로 추석시즌의 시작인 9월 5일 개봉할 예정이다.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