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수선 Black Narcissus
 


한국, 2001, 미스테리 액션 스릴러

제 작 : ㈜태원 엔터테인먼트
각본/감독 : 배창호
프로듀서 : 김송현
촬 영 : 김윤수
조 명 : 이승구 / 편 집 : 김 현
미 술 : 오상만 / 음 악 : 최경식
동시녹음 : 강봉성(한양)
무술감독 : 정두홍
조감독:김윤재,김한상,김명주,황동궁
배 급 : ㈜시네마서비스 ..more

2001년 11월 16일 개봉
홈페이지 www.lastwitness.com

=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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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igator 수사관
오형사 역 : 이정재
수사반장 역 : 정진각
소형사 역 : 정상철
천형사 역 : 이대연

Suspects 용의자
손지혜 역 : 이미연
황석 역 : 안성기
한동주 역 : 정준호
강만호 역 : 강성진
김중철 역 : 김수로


= 연출의도 =

- Mistery Action Blockbuster... <흑수선>

그냥 잘 만들어진 영화일뿐.... <흑수선>"
 

제 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배창호 감독의 흑수선이었다. 80년대 한국의 스필버그에서 90년대 그만의 미학실험을 실시한 영화를 만들던 그가 2000년대에선 그 둘 사이의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를 한 것이 바로 흑수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강에서 한 노인의 시신이 떠오르고, 이 사건을 담당한 오형사는 수사 과정에서 두 장의 사진을 발견하게 된다. 그 사진의 장소인 거제도의 초등학교를 찾은 오형사는 거기서 손지혜라는 여자의 일기장을 얻게 되고, 그 속에서 한국전쟁 당시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둘러싸고 일어난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고전적인 방식대로 지순한 사랑의 이야기의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막대한 예산과 쟁쟁한 배우와 지명도있는 감독까지.. 어쩌면 이 영화는 흥행요소를 두루 갖추어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창호 감독이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다소 아쉽고 미진한 부분이 눈에 마니 띄어 아쉬웠다.

미스터리물을 표방하는 영화라서 화면 자체는 상당히 음울하고, 어둡다. 거기다 비까지 마니 온다. 분위기는 굉장히 잘 잡아나가지만, 기자회견에서 어느 기자가 지적했던 것처럼, 우리는 범인을 너무 일찌감치 눈치채게 된다. 관객이 범인을 일찍 눈치채게 됨으로써 미스터리 물이 가지는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영화는 계속적으로 50년전에 거제도에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계속 서술하고 있다.
이 부분이 미스터리물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까? 범인을 쫓아가는 과정이 주가 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는 범인이 누구냐보다는 50년전에 어떤 일이 일어났고, 어떤 사랑의 이야기가 나왔는지를 관객이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물론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밝혔든 인간의 비극적인 정서에도 미스터리와 동일한 무게를 두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무게가 적절하게 조화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스토리 텔링은 비교적 탄탄했지만, 주인공들의 비극적인 묘사도, 미스터리도 어정쩡하게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선 무엇인가 새로운 면을 보여주지 못한 것 또한 아쉽다. 배창호 감독은 여러가지 스타일을 결합해서 하나의 스타일을 만든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지만, 그것이 일찌기 우리가 보아왔던 것의 결합이라 다소 아쉽다. 이 영화의 결말은 어떤 극적인 반전도 없고, 배우들의 연기는 또한 이전에 보아왔던 형사와 사랑하는 남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다르게 보면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다소 밋밋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안성기의 연기는 발군이다. 또한 각기 다른 4명의 인물들이 펼쳐보이는 이야기들은 다소 보는 이로 하여금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산만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러한 점은 역사적 배경과 이야기가 다소 부자연스럽다는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역사적 배경은 한국전쟁으로 말미암아 비극적인 삶을 겪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이는 두 남녀 사이의 사랑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가기 위한 바탕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통해 보다 많은 것을 나타낼 수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한정지어 배경을 이용하고 있는 것 또한 상당한 아쉬움이다.

물론, 이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미학적인 실험을 많이 시도해온 배창호 감독의 멋진 감각이 나타나는 장면도 있다. 하지만, 너무나 다양한 것들을 한 영화에 묶어내려 하다보니까, 그게 녹아들어가긴 했지만, 제대로 된 맛을 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다시 주류로 돌아온 배창호 감독이 중견 감독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그래서 이번 영화 흑수선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중요한 작품일런지도 모르겠다. 고전적 이야기체의 영화가 얼마나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이 작품의 성공여부가 배창호 감독이 주류영화계에 안정적으로 다시 돌아오는가 그렇지 못한가 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코리아필름 명예기자 박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