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의 일기 Diary of June
 


2005, 형사 스릴러, 105분
15세 관람가

제 작 : 필름앤 픽쳐스, 보스톤미디어
제 작 : 조원장 l 프로듀서 : 오봉식
감 독 : 임경수
각 본 : 고정운, 임경수, 이만희
촬 영 : 김철주 l 조 명 : 박종찬
미 술 : 김진철 l 편 집 : 경민호
음 악 : Iwashiro l 동시녹음 : 안상호
배 급 : 쇼박스 ...more

2005년 12월 1일(목) 개봉
홈페이지 www.6diary.co.kr

 

출 연
女 형사,추자영 : 신은경
의문의 제보자,서윤희 : 김윤진
新 형사,김동욱 : 문정혁


= 영화리뷰 =


‘왕따’가 부른 비극

 

영화 <6월의 일기>는 한 아이에 의해 미리 쓰여진 일기가 예고하는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참혹한 진실을 그려낸다.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밤 육교 위에서 한 아이가 무참하게 살해당하고 연이어 같은 학교 학생의 자살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강력계 여형사 자영은 본능적으로 연쇄살인 사건의 냄새를 맡고 파트너이자 신세대 형사 김동욱과 사건 수사에 나선다. 수사 도중 부검을 통해 두 아이의 몸 속에서 살인계획이 적혀있는 일기쪽지 캡슐을 발견하고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바로 발견된 일기쪽지는 사건 발생 전에 미리 쓰여진 것. 곧바로 두 형사는 필체 대조를 통해 일기의 주인공을 찾아내고 집단 괴로힘을 당한 사실을 알게된다. 하지만 그 아이는 얼마 전 뺑소니 사고로 죽은 상태, 이어 유력한 용의자를 아이의 엄마를 찾아 나서던 중 자영은 고등학교 시절 단짝 친구 윤희를 만나게 되고 윤희가 그 아이의 엄마임을 알게되면서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미스터리와 스릴러는 미끼였고 영화는 학교 안에서의 ‘왕따’ 현상을 전면에 내세워 그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며 연쇄살인 사건과 접목시켜 강렬하게 보여준다. 6명이 살해되는 과정에서 '왕따'의 원인이 다름 아닌 학생과 교사들의 방관과 부모의 무관심임을 일깨워준다. 그래서 6번째의 살해자로 지목되는 방관자가 밝혀지는 충격적인 엔딩은 설득력을 갖는다. 자신의 아이의 왕따 동영상을 보면서 흐느끼는 김윤진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반면 '미리 쓰여진 일기를 통해 예고된 살인'이라는 독특한 설정이 흥미를 끌지만 장르적으로 풀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두 형사의 밋밋한 캐릭터와 중간중간에 상황 설정과 장면 이음새의 어설픔이 눈에 거슬리지만 한국 사회에 만연한 '왕따' 문제의 심각성을 확연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영화 <6월의 일기>는 쇼박스의 배급을 통해 오는 12월 1일 개봉된다.

2005.11.22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소재에 빛나는 범작수준의 영화

 

<6월의 일기> 미리 쓰여진 살인의 기록

<6월의 일기>는 ‘미리 쓰여진 살인의 기록’이라는 컨셉으로 형사 스릴러로 출발한다. 중학교 같은 반 아이들의 죽음, 사체 속에서 나온 일기쪽지 캡슐은 미리 쓰여진 일기에 따라 살인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일기를 쓴 사람은 이미 죽고 없는 같은 반 아이 여진모. 살인자는 누구이며, 진모의 일기는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그러나 <6월의 일기>는 살인자를 초반에 바로 드러내면서 살인의 배경과 정서적 측면으로 이동한다.

'왕따’ 그리고 ‘왕따’를 소재로 한 영화

‘왕따’라는 소재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사회문제가 된지는 오래 되었고, ‘왕따를 비관한 아이들의 자살’도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왕따를 소재로 한 영화, <6월의 일기>는 새로운 감동을 준다. 왕따의 피해자인 여진모와 가해자 집단인 반아이들, 그리고 아이의 자살을 지켜보는 진모의 어머니. <6월의 일기>의 3각구도와 ‘왕따’를 둘러싼 이들 주체는 우리에게 ‘왕따’를 새롭게 생각하게 한다.

선명한 메시지, 그러나 범작수준의 영상

좋은 영화를 말할 때 ‘예술적 영상’과 ‘메시지’의 조화를 말한다. 그런데 <6월의 일기>를 보고 나면 ‘영화’보다 ‘왕따’에 대해 말하고 싶어진다. 이것이 <6월의 일기>가 <살인의추억>이나 <텔미썸씽> 등 다른 범죄스릴러와 다른 점이다. ‘영화’는 어설펐으나, ‘소재’가 산 영화, 다르게 표현하면 ‘메시지’는 분명하나 범작수준에 머무른 ‘영화’가 <6월의 일기>다. <6월의 일기>는 다큐와 다른 영화의 미덕을 살리는데 좀더 노력했어야 했다.

<6월의 일기>가 남긴 사회적 메시지

먼저, ‘방관자는 ... 바로 ...엄마다’ 극적 반전을 알리는 이 메시지는 <6월의 일기>가 던진 가장 예리한 칼날이다. 아이를 자살로 몰고 갔던 것은 직접적인 구타와 욕설보다 이를 방관했던 친구와 교사, 그리고 엄마였다. 이것이 <6월의 일기>가 거둔 소중한 성과다. 다음으로, 가해자들 집단의 죄의식조차 결여된 집단적 폭력은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집단적 광기에 휘둘리게 하나’를 생각하게 한다. ‘따돌림 당하는 특정집단을 만들고 이들의 존재에서 안도감을 찾는 사회병리적 현상’이라는 해석이 이 광기를 설명할 수 있을까?

<6월의 일기>가 남긴 허술한 연출

신은경과 문정혁의 형사 버디구도는 그들의 공허한 농담 만큼이나 공허하다. 아이 어머니의 감정선이 돋보였던 김윤진의 연기는 단연 탁월했고, 신은경의 연기에는 평균점을, 어설픈 문정혁의 연기는 ‘데뷔작이니까’ 넘어가기로 한다. 살인자가 초반에 드러난 상황에서 후반까지 긴장감을 갖기 위해서 연출은 스릴러다운 장치들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부가적인 갈등구조인 신은경과 조카의 갈등도 겉으로만 맴돌았고, ‘왕따’에 대한 교훈에만 집착한 듯한 마무리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다락방21 작가 류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