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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독 : 김일란 + 홍지유

성적으로 위계화된 사회의 권력구조(가부장제, 이성애 중심주의, 자본주의)로부터 배제되어 다층적으로 억압받고 고통 받는 모든 이들을 위한 문화운동 단체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에서 활동 중인 김일란, 홍지유 감독. 여성주의적 삶을 지향하며 일상의 경험과 성적 감수성을 바꾸어 나가는 감수성의 정치를 실천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연분홍치마'는 2005년 기지촌 다큐멘터리 <마마상 : Remember Me This Way>를 통해 여성주의적 영상 및 문화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으며, 세 명의 성전환 남자들을 통해 성전환자의 인권을 다룬 <3XFTM> (2008), 종로구에 출마했던 레즈비언 국회의원 후보 최현숙의 이야기를 그린 <레즈비언 정치도전기> (2009), 네 명의 게이 청년들의 일상을 그리며 영화를 통한 사회적 커밍아웃을 시도한 <종로의 기적> (2010) 등 이른바 커밍아웃 3부작을 연달아 제작했다.

서로의 작품에 구성, 프로듀서 등으로 공동작업을 진행해 왔던 김일란, 홍지유 감독은 2009년 8월, 용산참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기획한다. 성소수자의 삶을 카메라에 담았던 이전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노선이었지만 보다 큰 틀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제작을 진행하였다. 권력구조로부터 배제된 소수자의 삶을 재조명함으로써 새로운 문화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연분홍치마'의 목표를 보다 큰 틀에서 구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선택이었던 것. 영화의 소재뿐 아니라, 분위기 또한 이전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기획했다. 성소자의 삶을 밝고 화사하게 담음으로써 사회적 편견을 상쇄했던 것이 커밍아웃 3부작이었다면, <두 개의 문>은 진중하고 묵직한 시선이 돋보인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이기에, 앞으로의 작업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Film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