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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미드나잇 스페셜'. 4월 30일 자정부터 열린 그 세 번째 영화여행은 1000여명의 관객이 몰려 전주의 밤을 낮보다 뜨겁게 달궜다. 상영시간만 326분. 모두 7시간이 넘는 강행군이지만 그러나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꿈에서나 만날법한 상상의 세계, 유치한 듯한 옛 고전의 엽기 아닌 엽기, 그리고 애니메이션이 빚어낸 요정들의 환상적인 풍경이 스크린에 가득했기 때문이다. 첫 영화는 1974년 브라질에서 최초로 제작된 호세 모지카 마린스 감독의 호러영화 <오늘 밤 네 영혼을 지배하리라>. 안식일에 양고를 먹고 신과 악마에게 악담을 퍼붓는 '지'. 부인과 친구, 그리고 그 연인마저 잔인하게 죽이는 장의사의 최후가 '전설의 고향' 같은 소름끼치는(?) 음악과 영상으로 고전호러의 진수(?)를 선사했다. 호세 모지카 마린스 감독이 참석하기로 예정됐었지만 30시간이 넘는 비행이 80을 넘긴 감독에겐 무리인 듯 대신 감독의 전기를 집필한 브라질 기자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도 가졌다. 좀더 깊숙한 초현실의 세계로 인도한 영화는 기 마댕 감독의 <얼음 요정의 나라>. 태양이
지지 않는 땅 만드라고라에서 펼쳐지는 사랑이 누구나 생각해 봄직한 꿈속의 풍경에서 펼쳐쳤다. 감미로운 음악과 몽환적
판타지 덕분인 듯 새벽 2시를 넘긴 상영장에는 잠을 청하는 관객도 눈에 띄었다. 거인국에서 소인들이 겪는 생존과 평등을 위한 투쟁을 그린 애니메이션 <미개의 행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겪는 계급투쟁의 모습을 환상의 세계라는 거울을 이용해 비춘 작품. 한 밤의 영화여행의 막바지에 다다른 듯 관객들은 영화의 세계로 좀더 깊숙히 빠져들었고, 그 감동과 여운을 붙잡기 위해 자세를 곧추 세웠다. 한밤의 열기를 추스리고 어느 날보다 빛나 보이는 햇살을 맞으며 상영장을 총총히 걸어나가는 관객들의 표정에는 만족감이 가득했다. "졸지 않기 위해 낮잠을 실컷 자고 왔는데 환상적인 영화여행이 너무 멋졌다"는 것이 한 대학생의 감상평. 그의 말처럼 미드나잇 스페셜은 전주의 밤을 낮보다 뜨겁게 달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시간이었다. (보도자료 : jiff 홍보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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