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Phantom The Submarin


1999, 액션/전쟁, 102분, 12세 관람가


제 작 : 우노필름㈜ 차승재
각 본 : 장준환, 봉준호, 구성주
감 독 : 민병천 l
촬 영 : 홍경표 l 조 명 : 서정달
미 술 : 황인준 l 편 집 : 고임표
음 악 : 이동준 l 동시녹음 : 김경태
조감독 : 조동오, 윤순용, 윤정신, 박상준
배 급 : 일신창투㈜

출 연 : 최민수, 정우성, 윤주상, 손병호, 고동업, 한반도, 박길수, 설경구, 정은표

1999년 7월 31일 개봉

- 제20회 청룡영화상 기술상(정용훈)
- 제37회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최민수), 신인감독상(민병천), 조명상(서정달), 음향기술상(김석원), 영상기술상(유동렬), 편집상(고임표)



1. 악몽의 시작 "물러서십시요. 물러서지 않으면 발사하겠습니다." 함장이 정신착란 증세를 보였다. 한미합동 훈련중, 우리측 잠수함에 어뢰를 발사하려 한 것이다. 함장의 손이 발사버튼에 닿는 순간 권총을 든 나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군법재판에서 나는 상관살해죄로 사형을 언도받았다. 살아서 세상의 빛을 보는 것이 이게 마지막이리라...모든 과거의 기억들이 한꺼번에 지나쳐간다.

2. 유령으로 부활하다 모든 게 희미하다. 여기가 어디인가? 가슴을 치고 올라오는 통증.. 살아있는 건가? "회복이 빠른 편이군, 다행이야, 곧 출항해야 하니까..." 희미한 시야로 보이는 제복의 사내.... 자신을 202라고 소개한 그는 내 가족사진을 태워버린다. 붉은 피가 닝겔 라인을 타고 역류한다. 이것은 꿈인가? 현실인가?

3. 핵잠수함 '유령', 작전명 '유령' 그리고 유령 같은 승조원들... " ... 대외적으로 1급 비밀인 핵잠수함 운영 계획 수립! 코드네임 KMX-1, 작전명 '유령'..." 모든 것이 다 비밀에 부쳐져 있다, 작전도, 핵잠수함의 존재도, 그리고 우리의 존재마저도.. 미사일 유니트 장교 431. 아무도 나를 이찬석이라 부르지 않는다. 이찬석은 사라졌다.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여기 핵잠수함 '유령'안에서 뿐이다. '유령' 안에서 우린 모두 유령같은 존재다.

4. 긴 항해의 시작, 출항 출항 직전, 함장은 사령실에서 간단한 브리핑을 한다. 처음으로 동해를 벗어나 공해로 작전을 나가는 것이라 한다. 이번 작전의 정확한 임무를 말하지 않는 함장에게 몇몇 장교들이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함장은 '군인이 생각이 많으면 나라가 어지러워 지는 법'이라는 말로 일축한다. 긴 항해가 시작되었다. 이 항해가 끝날 때쯤이면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5. 반란의 조짐 : 장교식당 함장을 제외한 장교들이 식당에 모여있다.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함장의 불분명한 태도에 모두 의구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일본 영해를 지나 태평양으로 항로를 결정한 것에 대해 모두 한마디씩 한다. 사령실에서 부함장과 장교들이 주고받았던 심상치 않았던 눈빛의 의미를 이제 알것 같다. 모두들 불만에 가득차 있다. 이들을 쉽게 이해할 수 없다. 우리들은 군인이 아닌가? 주어진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5-1. 숨죽인 흐느낌 조리장의 숨죽인 울음소리를 들었다. 그는 어떻게 들키지 않고 숨겨왔는지.. 가족사진을 보며 울고 있었다. 단란했던 가족사진을 보니 그는 좋은 아버지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건 규정위반이고, 1급 벌칙감이다. 그렇지만 나도, 조리장도...우리가 유령이 되었다고 과거의 기억까지, 가족까지 잊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유령들의 운명인 것이다.

5-2. 핵탄두도 없는 핵잠수함 핵탄두도 없는 핵잠수함의 미사일 유니트 책임자라니...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리 부서가 할일이란 특별한 것이 없다. 점검과 훈련의 반복일 뿐이다. 우리가 할일이 없어야 세상이 평화로운것 아니겠는가? 함내가 어수선하다. 긴 출항으로 인한 단순한 술렁임인가?

6. 반란 : 함장의 죽음 함내반란, 함장이 살해되었다. 죽음을 대한 예견했던 것일까, 열쇠를 건네주던 함장의 얼굴이 떠오른다. 분명 누군가 이 열쇠를 찾고 있을 것이다. 함장이 나에게 숨기려 했다면 말이다. 이 열쇠는 이제 내가 지닐 수 없는 물건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이 함 내에서? 원치 않는 일은 언제나 나보다 한 발 앞서간다.

7. 광기의 시작 알 수 없는 일이다. 군인으로서 이렇게 무모한 생각을 하다니... 일본을 향해 핵미사일을 날리겠다는 202의 계획은 경악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한 가지, 그에게 열쇠가 넘겨지는 날에 모든 게 끝이다. 차가운 총구가 머리에 와 닿는다. 총 따위는 이제 겁나지 않는다. 다만, 내가 두려운 건 202의 번뜩이는 눈빛 아래 꿈틀거리는 파괴와 복수의 욕망이다.

8. 아버지, 잊고 싶었던 기억 이 잠수함은 도대체 나와 무슨 인연이란 말인가? 죽었던 나를 승선시키더니, 잊고 싶었던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기억까지 불러내고 있다. 함장님이 아버지의 죽음과 관계가 있다니...믿을 수가 없다. 그럴리가 없다. 유령에 핵미사일은 없다. 자폭장치같은 것도 있을 리가 없다.미사일 유니트 담당자인 내가 모르는 핵미사일이라니... 내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현실일까...아무것도 믿을수가 없다.

9. 전투의 서곡 : 대잠(對潛) 어뢰 발사 들을 수조차 없는 소리인데, 죽어가는 자들의 마지막 신음이 내 고막을 찢어온다. 단지 일본 잠수함에 탔다는 이유로 죽어간 수십 명의 목숨... 겁이 난다. 이것이 끝이 아닐까봐... 이것이 끝이 아닌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그를 막아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그는 지금 차가운 흥분에 사로잡혀 있다.

10. 조리장의 죽음 : 신념을 위한 살인 내가 조리장에게 주었던 믿음이 그의 죽음을 불렀다. 그는 열쇠를 뺏기지 않으려고 삼켜버린 것이다. 202는 마취가 채 되기도 전에 메스를 들었고, 열쇠를 찾으려고 조리장의 몸속을 손으로 휘젓는다. 공포에 질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조리장의 마지막 꿈틀거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포박 당한 채 짐승처럼 소리를 지르는 것 뿐이었다.

11. 지옥에서 들려오는 진혼곡 202는 세 번째 일본 잠수함을 잡았다. 소나에 잡힌 일잠의 압궤소리와 고통스런 비명소리들이 잠수함내에 울려퍼진다. 미친 짓이다. 이것이 지옥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수병들이 얼마나 떨고 있을지 202는 모른단 말인가? 난 이번에도 그를 막지 못했다. 저들의 운명이 곧 우리의 운명이 되는 건 아닐까?

12. 분노 살아있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냉동실에 버려진 함장의 시체는 이미 얼었다. 그에게서 아버지의 과거를 확인할 수도, 시한폭탄에 대해 물어볼 수도 없다. 유령안에선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나만 제외하고, 그리고 함장은 모든 걸 나에게 떠맡겨버렸다. 지금은 핵미사일도 자폭장치도 중요하지 않다. 202, 당신을 막겠다. 무슨 일이 있어도...그리고 함장, 당신은 도대체 무슨 권리로 우리를 태평양 한가운데서 한꺼번에 죽이려 한 거지? 깊이를 알 수 없는 분노가 가슴 밑바닥을 치며 올라온다.

13. 선전포고 내눈으로 확인하고도 믿을 수가 없다. 202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는 조국이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그는 미쳐버린 것 같다. 아니, 잠수함 전체가 202처럼 미쳐버린 것 같다. "당신이 말하던 것을 찾았다. 이젠 당신이 택할 차례야.. 함장이 설치해놓은 폭탄으로 함께 죽든지, 이 미친 짓을 끝내고 기지로 돌아가든지"

14. 혼돈 이들은 무엇을 위해서 싸우는 걸까. 이 무모한 전쟁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걸까... 202에 대한 공포 따위는 아니다. 자신을 버린 세상을 향해 마지막 몸부림인가? 마지막까지 자신의 임무를 다하려는 수병들 사이로 자결하는 수병들도 보인다. 처절해보이는 그들의 모습을 왜 거침없이 몰아치는 물살에 휩쓸린다. 유령은 마지막 전쟁을 시작한다.

15. 끝을 향해 가는 길 자꾸만 흘러내리는 피가 시야를 가린다. 지금 내 손에 또 하나의 폭탄이 있고, 난 이제 모든 걸 끝내기 위한 길을 가고 있다. 우리는 살아날 수 있을까? 살아난다면 또 어떻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이미 죽은 자들이 아니었던가?

16. 유령의 운명은? "난 멋진 군인이 되고 싶었지. 자네처럼 말이야.." 그는 반란을 시작할 때처럼 당당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한다. 202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유령의 최후도 자신의 죽음도. 누가 그들을 심판할 수 있을 것인가? 202, 함장...그리고 조리장..누가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조국은 그들을 버렸고 그들에겐 선택의 길이 없었다는 걸... 어쩌면...나도푸른 하늘을 나르는 미사일을 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 미사일이 가는 곳이 중요하진 않았다. 그것으로 이런 슬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만 한다면...


2000년 한국의 영화는 새로워야 한다.

21세기를 일년도 채 남겨 놓지 않는 1999년 여름, 한국 영화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새로운 소재, 새로운 기술로 헐리우드 영화에 당당히 맞설 만큼 그 영향력과 경쟁력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한국이라는 조그만 국가의 영화가 맞서기에 헐리우드의 영화란 아직은 너무나 힘겨운 상대이기 때문이다. 더욱 새로운 영화, 더욱 완성도 높은 영화만이 한국영화가 나아갈 방향이고, 헐리우드라는 거센 파도를 헤쳐나갈 방법이다. 2000년, 한국 영화는 새로워야 한다.

왜 잠수함인가?

심해(深海)는 우리에게 낯선 공간이다. 그곳은 가상의 공간인 동시에 실존의 공간이며, 아무도 그 곳에 대해서 확실히 알고 있지 못하다. 아무 것도 확실치 않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고, 또 그만큼 도전할 만한 대상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의 한국영화의 특수효과나 특수촬영이 주로 쓰여진 영화들은 '지상'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지상'이라는 공간은 우리에겐 너무나 쉽고 익숙한 공간이다. 그래서 1999년 여름, 우리는 '유령'이라는 잠수함에 승선한 채 '심해(深海)'로 내려간다.

그렇다면 왜 핵잠수함인가?

우리에게 핵이 있다면... 이 질문에 대해 속시원히 대답할 사람이 있을까? 한번도 핵을 가져보지 못한 우리는, 핵을 가져보려는 시도조차 강대국들에 의해 차단당해야만 했던 우리에게 핵은 너무나 생소하고 멀기만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핵이 있다면... 그렇다면 현재의 우리와는 다른 모습이었을까?

민족의 주권을 위해 핵무장을 주장하는 202(최민수), 이를 저지하려는 이찬석(정우성)은 핵을 탑재한 잠수함에서 핵무장과 핵의 사용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으로 격돌하게 된다. 더 이상 강대국들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겠다면 핵미사일을 발사하려는 202, 핵미사일을 날려도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이찬석, 핵잠수함 '유령'은 어쩌면 한국 정치상황의 축소판일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핵무기를 탑재한 채, 지상에서 신원이 사라진 사람들을 싣고 태평양으로 나아간 <유령>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한번도 강대국이 되어보지 못한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가져서는 안되는, 혹은 그렇게 생각하기를 강요당하고 있는 핵이라는 존재는 이들의 운명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핵미사일을 발사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강대국의 요구에 순응하고 말 것인가?

우리는 <유령>이라는 영화를 통해 질문을 던진다. 진실로 핵이 한국이라는 나라가 소유하기엔 버거운 존재인가, 아니면 그저 한국의 핵소유를 막기 위한 강대국들의 논리일 뿐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제 관객들의 몫이다.


최민수 (부함장 202 役)

"그들에게 우리의 목숨을 결정할 권한은 누가 준건가 ?"

최민수, 그가 한국 최초의 핵잠수함에 승선했다. 직위는 부함장 202. 강인한 조국을 꿈꾸는 그에게 현실의 조국은 나약하기만 하다. 핵잠수함을 가지고도 열강들의 압력에 굴복해야 하는 조국을 대신해 열강들을 향해 핵미사일 공격을 선포한다. 절제되었지만 세트장을 울리는 파워풀한 연기는 최민수만의 카리스마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그 자신도 이번 [유령] 작업이 그의 연기와 인생이라는 두가지 면에서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한다.

정우성 (이찬석 431 役)

"핵은 우리가 독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그런 물건이 아닙니다."

이 시대의 청춘의 아이콘인 그가 명석한 두뇌의 엘리트 장교로 분했다. 부함장 202의 일본을 향한 핵미사일 발사 저지를 위해 그가 펼치는 긴장감 넘치는 두뇌전과 액션은 영화 [유령]의 특수효과와 함께 실제 핵잠수함 유령에 승선한 듯한 현장감을 맛보게 한다. [비트]와 [태양은 없다]의 아웃사이더적인 이미지와는 또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배역에 도전했다고.


 

 

Copyright 1999~2003 (c) Koreafil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