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Lies


1999, 에로/풍자 , 95분, 18세 관람가


제 작 : 신씨네㈜ 신 철
각본/감독 : 장선우
촬 영 : 김우형 l 조 명 : 최성원
미 술 : 김명경 l 편 집 : 박곡지
음 악 : 달파란 l 동시녹음 : 이영길
조감독 : 인진미, 신동환, 조근식, 김우재
배 급 : 코리아 픽처스㈜

출 연 : 이상현, 김태연, 전혜진, 최현주, 한관택, 권혁풍, 정영금, 신민수

1999년 1월 8일 개봉

- 장정일 원작<내게 거짓말을 해봐>
-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 99' 베니스영화제 초청작!



포르노의 경계를 용감하게 묻는 영화

제이, 나이는 서른 여덟. 전에는 꽤 잘나가던 조각가였고, 지금도 조각가지만 작품엔 손을 안대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와이, 시골 중소도시에 살고 고교 3학년, 열 여덟살.

와이가 제이를 알게된 건 순전히 친구, 우리 때문이다. 공부도 잘하던 우리는 갑자기 공부가 하기 싫어졌다더니 제이의 작품집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하루종일 그것만은 들여다본다. 그것을 딱하게 본 와이는 제이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로 마음먹는다. 제이에게 전화해서 우리를 소개시켜주려고...

와이는 그러나 전화를 통해 제이의 목소리를 듣는 동안 그 목소리가 근사해서 그만 정신없이 빠져들게 되고... 와이와 제이는 한달 간의 폰섹스로 이어지고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채, 와이는 제이를 만나기로 결심한다.

- 첫 번째 만남: 어색함도 잠시,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던 것처럼 이들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이들의 사랑은 더욱 더 강렬해져 간다.
- 두 번째 만남: 그들은 복도문과 방문 사이 어두컴컴한 공간에 서서 혀가 빠지도록 입맞춤을 한다.

서로의 몸을 강렬하게 부딪히는 두사람. 제이는 찰싹 찰싹 엉덩이를 때리기 시작한다. 아내와도 처음엔 그렇게 시작되었다. 무의식중에 장난으로 엉덩이를 토닥거리던 것이 나중엔 겉잡을 수 없는 폭력으로 변했던 것이다. 조각을 하던 아내가 파리로 떠나간 건 그 무렵이었다.

- 세 번째 만남 또는 네 번째: 방안에 들어서는 와이, 제이 몹시 흥분해서 옷을 경쟁하듯 훌훌 벗어던진다.
- 몇 번의 절정, 그리고 저녁 먹고 또...

이들은 이렇게 일요일 오후마다 여관방을 찾아 헤메이고... 시간은 흘러가고 그 사이 와이는 성숙한 여대생이 된다. 와이의 엉덩이를 때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던 관계는 점차 회초리, 철사줄, 대걸레로 발전하고 매질은 그들에게 중요한 전희의 수단이 된다.

와이가 맞고 제이가 때리던 관계는 차츰 뒤바뀌어 이젠 제이가 맞고 와이가 때리기 시작한다. 주저하던 처음과는 달리 아주 능숙하게... 제이는 숨이 멈출 것 같은 고통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고향집에 되돌아온 듯한 기쁨을 느낀다. 와이의 오빠가 둘의 관계를 알게되면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고... 두 사람은 결국 헤어진다.

제이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파리에 있는 아내에게 돌아가고, 어느날 와이는 제이를 만나러 찾아온다. 곡괭이 자루 하나만을 들고서... 브라질로 살러가는 와이가 들고온 짐이라곤 그것 밖에 없었다. 천사가 무엇을 더 손에 들고 다니겠는가? 교복처럼 순결한 날개와 세상을 행복하게 해주는 지휘봉밖에는...

다음날 아침 일찍 와이는 브라질로 떠난다. 한끼의 아침식사도 차도 없이...

아내는 허벅지에 쓰여진 내님이 누구냐고 물었고, 그래서 제이는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거짓말을 하기전에

모든 것은 페이크(fake)다.
영화는 자유로이 안팎을 넘나들며 카메라도, 조명도 힘을 주지 않는다. 그저 영화속 주인공들을 쫓아 슬그머니 따라다닐 뿐이다. 마치 거짓말을 엿듣듯이... 이미 장선우 감독은 전작 [나쁜 영화] 때부터 자유로운 형식을 추구해왔으며 그것을 보다 세련되고 절제된 형식으로 표현을 업그레이드 했다. 때문에 영화는 아이의 거짓말을 보듯 꽉 짜여지지 않은 틀 속에서 금방 탄로가 날 듯한 제이와 와이의 비애어린 사랑속으로 들어간다.

웃기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야하지도 않고, 충격적이지도 않다면...왜 해?
거짓말의 주제는 욕망이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부려지는 욕망. 끝을 모르는 욕망...그게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야하기도 하고 충격적인 것이다. 아이같은 순진함과 호기심으로...거짓말을 하는거다.

거짓말은... 공격적이다.
제이와 와이는 사회적인 구속이나 도덕적 제약으로부터 벗어나 그들만의 공간 속으로 빠져든다.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진공상태의 이 공간은 그 누구의 방해도 허락하지 않는다.

거짓말은... 매혹적이다.
제이와 와이의 사랑은 기꺼이 당신을 매료시킨다. 이것은 성적 호기심이 아니라 바로 이들의 파국으로 치닫는 사랑에 대한 당신의 슬픈 애정이 될 것이다.

거짓말은... 역설적이다.
제이와 와이가 보여주는 성적인 환상은, 성에 대한 이분법적 태도를 조장해왔던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역할을 한다. 거짓말의 역설적인 의미는 바로 진실이다. 어차피 영화는 거짓말이지만 과연 진실과 거짓말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김태연 (Y 역) 이상현 (J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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