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세상 KILL THE LOVE


1996, 멜로, 106분, 18세 관람가


제 작 : CINE 2000㈜ 이춘연, 유인택
각 본 : 조명주, 임종재 l 윤 색 : 김만곤
감 독 : 임종재
촬 영 : 서정민 l 조 명 : 박현원
미 술 : 신보경 l 편 집 : 김 현
음 악 : 이병우(편곡:박정호, 조남준)
동시녹음 : 김범수 l 조감독 : 황재홍
배 급 : 대우시네마㈜

출 연 : 이병헌, 정선경, 유오성, 박근형, 송옥숙, 권용운, 박승춘, 정성기

1996년 10월 19일 개봉

-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파노라마' 부문 초청작 (1996년)



내가 처음 그 애를 보았을 때 그 애는 상자 속에서 날 보고 있었다.
그 애를 만나기 전엔 사랑이라는 걸 몰랐다.
사랑은 커녕 내가 누구인지도 몰랐지.난 그 애를 통해 그것들을 알았다.

우리가 만난 걸 운명이라고 하는거야.

권력 지향의 아버지에 의해 미국으로 보내진 도피 유학생 '러브'(이병헌 분). 미국에서 적응하지 못한 그는 갱 조직에 가입하고, 조직의 지시로 한국에 돌아온다. 가방 전달의 임무를 맡아 가방을 공항 보관함에 숨긴 후 조직의 지시를 기다리는 '러브' 그는 밤거리를 헤매다 여러개로 조각난 상자(멀티비젼) 속에서 춤을 추는 '춘향'(정선경 분)을 발견하고 나이트클럽으로 들어간다. 클럽의 손님에게 주어지는 상품 '춘향'과 그녀를 선물로 받은 '러브'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사랑을 기다리는 건 싫어.

만난 순간부터 타오른 두 사람의 육체적 탐닉은 갈수록 깊어 가며 점차 그들만의 세계에 빠져든다. 사랑에 집착하는 '춘향'은 '러브'가 임무 완수 후 미국으로 갈 것을 두려워하여 스스로를 자해하는 등 극단적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한편, 미국에서 가방을 받기 위해 '러브'의 단짝친구 '백준'(유오성 분)이 귀국한다. '러브'에게 보관함의 열쇠를 건네 받은 '백준'은 '춘향'에게 '러브'가 조직에 의해 죽임을 당할 것이고 의문의 '가방' 속에는 엄청난 돈이 있으니 자신과 함께 도망가자며 유혹한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사고로 '백준'이 죽자 당황한 '춘향'과 '러브'는 '백준'의 보관함 열쇠를 빼내 달아난다.

KILL THE LOVE

'러브'와 '춘향'은 불안에 떨면서도 가방을 찾기 위해 공항 보관함으로 향한다. 그러나 죽은 줄 알았던 '백준'의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러브'와 '백준'의 목숨을 건 격투가 벌어진다. '백준'을 죽이고 가방을 뺏은 '러브'와 '춘향'은 가방 속의 파라다이스를 꿈꾸며 기뻐한다. 기대 속에 가방을 열며 흥분하는 두 사람.

그러나... 가방 안에는 총 한 자루와 "KILL THE LOVE"라고 씌어진 메모만이 뒹굴고 있을 뿐...


"이 시대 진정한 사랑의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임종재 감독. 영화 <그들만의 세상>이 데뷔작인 그는 촬영기간 내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을 보여주었다.

임종재 감독은 <성공시대>, <우묵배미의 사랑>, <경마장 가는 길>등 장선우감독의 초기 작 품에서 조감독을 지낸 실력파. 그는 이 작품을 "가치관과 희망이 붕괴된 90년대의 사랑을 절망 적이면서도 아름답게 묘사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소개한다. 쉽게 데뷔하기 위해 조급하기보다 자신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임종재감독. 그의 첫 영화 <그들만의 세상>은 오랜 기다림과 성찰 속에 찾은 진정한 사랑과 상상을 날카로 운 묘사로 보여주었다.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러브 / 이병헌

쉽게 좌절하고 불안해하는 '러브'에 빠져 살다 보니 다리를 떨고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생겼다는 이병헌. 그는 '러브'의 감정 변화를 과장된 몸짓이 아닌 표정과 눈빛으로만 표현해야 했기에 피를 말릴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한다. 진정한 연기는 눈빛에서 완성된다고 믿는 그가 영화 <그들만의 세상>에서 어떠한 눈빛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러 브 - '러브'는 주인공의 암호명이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보내진 패러슈트 키드.사랑의 존재를 믿지 않으며 섹스를 단순한 유희로 생각하지만 맹목적으로 사랑에 집착하는 춘향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러브'라는 그의 명칭은 이 시대에 잃어버린 진정한 사랑에의 향수를 나타낸다.

사랑을 기다리는 여자, 춘향 / 정선경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맞고, 부딪히고, 멍들고, 깨지고, 옷을 벗고...... 영화 <그들만의 세상>에는 여배우라면 피하고 싶은 모든 것이 끔찍하게 도사리고 있었다. 그러나 정선경은 거침없이 해냈다. 자신이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그녀는 과로로 쓰러지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미련 없이 잘라 버리면서 사랑에 집착하는 '춘향'의 캐릭터 구축에 매달려 왔다. 연기에 대한 끝없는 욕심, 근성이 바탕이 된 '깡'을 가진 '배우 정선경'. 평범해 보이는 눈에 독기 서린 번득임을 지닌 그녀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진정 소중한 배우이다.

춘 향 -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는 3류 스트립 댄서. '진실한 사랑'은 '가까이 존재하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섹스에 집착하지만 그녀가 꿈꾸는 것은 순수한 사랑이다. 순수한 사랑에의 끝없는 열정, 이것이 '춘향'이 상징하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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