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우정의 슬픈 불균형

자유분방한 박시완. 털털하고 씩씩한 강은수. 성실하고 속깊은 유찬혁. 의대 6년, 인턴 1년, 7년동안 고락을 함께 한 이들은 나란히 외과 레지던트에 합격, 부푼 마음으로 의국 생활을 시작한다. Great Surgeon이 되겠다는 꿈을 위해,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으려고 더욱 열심인 은수. 하지만 의국생활은 그리 만만치가 않다. 깐깐한 완벽주의자 치프 이승현, 윽박지르는 독사 용철, 죽겠다고 난동부리는 환자... 의료사고 분쟁에 휘말리는 은수. 자신을 위로하러 온 시완에게서 은수는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긴박한 수술실. 얼음처럼 냉정하게 수술을 집도하는 승현. 시완은 차갑지만 여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승현이 멋지게만 보인다. 또 시완은 승현의외로운 이면을 보고 연민을 느낀다. 차가운 승현에게 사랑으로 다가서는 시완. 이를 힘겹게 바라보는 은수. 시완은 여지껏 키워왔던 우정의 품을 떠나 자신의 사랑을 잊은 채 엉뚱한 곳에서 사랑을 찾아 헤맨다.

은수는 수술실에서 쓰러진 후, 가슴에 고통을 느낀다. 찬혁에게서 자신이 위암 말기임을 확인한 은수는 이를 비밀로 할 것을 부탁하고, 은수를 향한 사랑을 몰래 간직해온 찬혁은 고민한다. 병원을 그만두고 제주도로 내려간 은수. 마음속 은수의 자리를 점점 느끼는 시완. 승현은 흔들리는 시완을 붙잡기 위해 미국에서의 초청장을 찢어버린다. 찬혁은 시완의 그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은수를 보며, 은수와의 약속을 저버린 채 시완에게 은수의 비밀을 알리는데...

사랑

[종합병원 The Movie 천일동안]은 남녀 간의 사랑영화다. 영화 장르로 보면 멜로 영화다. 하지만 [종합병원 The Movie 천일동안]은 우연하게 만난 남녀의 운명적 사랑을 그리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사랑은 가까운 곳에서 소리없이 자신도 모르게 종양처럼 자라난다. 심지어 주인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사라져 버린다. '그것이 사랑이었구나' 하는 탄식과 함께 [종합병원 The Movie 천일동안]은 은밀하고 미세한 사랑의 떨림에서 시작된다.

우정

우정은 사랑의 수줍음을 감추는 금고다. 아직 말하지 않은 사랑은 우정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시간이 가고, 사랑은 우정의 품을 벗어나야 된다는 사실조차 잊고 지낸다. 어느날 한 명이 우정의 품을 떠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사랑을 잊은 채 엉뚱한 곳에서 사랑을 찾아 헤맨다. 그것이 그들의 불행한 시작. [종합병원 The Movie 천일동안]은 사랑과 우정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사랑은 때론 사납고 이기적인 우정의 모습이고, 우정은 무기력한 사랑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병원

병원에는 탄생과 죽음이 있다. 그곳에서 인간의 모습은 적나라하다. 환자는 절대 약자이고, 의사는 절대 권력자다. 치료만을 목적으로 한 그들의 관계는 단순하다. 간혹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관계는 수식이 필요없는 강한 감동을 준다. [종합병원 The Movie 천일동안]의 병원은 남녀의 사랑이 싹트는 곳. [종합병원 The Movie 천일동안]은 농축된 사랑의 존재를 통해 남녀 간의 사랑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은밀한 질문을 던진다. 사랑과 우정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애와의 경계도 허물어 버린다.

여성성

[종합병원 The Movie 천일동안]에는 두 명의 여의사가 사랑을 한다. 중앙집권의 남성적 공간이 병원은 죽음과 싸우는 전장이다. 여기에서 여의사는 남성성의 세계를 살아야 한다.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여의사는 모두 남성처럼 행동한다.

신은경 - 강은수 역

본디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은수는 자신의 일에 있어서 확실한 미래관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활달하고 악착같은 면이 있지만 밉지않은 인물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자신의 일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려는 탓에 친구인 시완과 찬혁과도 경쟁을 한다. 직선적이고 자신만만한 성격으로 여자라고 해서 배려받거나 무시당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완벽하게 일하려고 애쓴다. 언제나 힘들고 고달픈 생활이지만 남들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은수에게 가장 힘이 되는 친구는 대학시절부터 함께 지내온 시완과 찬혁. 그러나 둘에게 느끼는 것은 조금 다른 것이어서 은수에게 찬혁은 정말 편한 친구이지만 시완에 대한 감정은 우정 이상의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감정을 시완에게 드러내 보이지 못하고 가슴앓이를 한다.

진희경 - 이승현역

얼음장처럼 차가운 매력을 지닌 여자 전문의로서 자신의 일에 상당한 프라이드를 지니고 있으며 그런만큼 일에 있어서는 원칙에 충실한 완벽주의자이다. 아랫 사람들에게는 무서울만큼 차갑게 대하지만 스탭의사에게는 레지던트들의 보호막이 되기도 한다. 냉철한 이성을 지니고 있어서 모든 일에 공정하고,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할 줄 아는 인물로 자존심이 강해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섣불리 다가가기 힘든 인물이다. 그러나 병원 밖에서는 개방적인 옷차림에 인생을 즐길 줄도 아는 여자. 은수를 보며 자신의 옛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은 의사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더 혹독하게 은수를 단련시키면서도 시완을 사이에 두고 미묘한 관계가 된다.

최철호 - 박시완 역

자유분방한 성격에 적당한 유머감각과 바람기를 지닌 인물로 의사라는 힘들고 고달픈 생활에도 여유로와 보인다. 자신의 일에 소홀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 같지도 않은 시완이지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어서 옳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일에 대해서는 상대가 누구이건 당당히 자신의 주장을 편다. 주변 인물에게 자신의 속내를 잘 드러내 보이지 않아 진짜 친한 친구인 찬혁과 은수에게도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단지 오랜 시간 함께 지내온 친구로서 어렵고 힘들 때 서로의 마음을 짐작하고 힘이 되어주는 사이다. 많은 여자들이 주변에 있지만 어느 여자에게도 깊은 정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 당당해 보이지만 자신의 마음을 굳게 닫고 있는 승현에게 깊이 끌린다.

김승수 - 유찬혁 역

시완과는 끈끈한 우정으로, 은수에게는 우정보다 사랑에 가까운 감정을 가지고 항상 곁에 있어주는 편안한 인물이다. 늘 성실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사람이고 사람에 대한 정이 많아서 주변 사람에게는 편안한 안식처같은 역할을 한다. 잘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가슴 속에 슬픔을 간직하고 있는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 의사로서 능력도 있으며 성실함에서 부터 비롯되는 신뢰감이 잘 베어나와 인간적인 의사라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신중한 사람이어서 은수에 대한 감정을 오랫동안 가슴에만 담아두고 있다 시완에 대한 은수의 감정을 눈치채고 상처를 받지만 그래도 그런 은수에게 힘이 되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