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장의사


1999, 드라마/코미디, 101분, 18세 관람가


제 작 : 우노필름㈜ 차승재
각본/감독 : 장문일
촬 영 : 진영환 l 조 명 : 김동호
미 술 : 김기철 l 편 집 : 김 현
음 악 김홍집, 이현양 l 동시녹음 : 오세진
조감독 : 추창민, 김성진, 박성범, 한성근
배 급 : CJ Entertainment㈜

출 연 : 임창정, 오현경, 김창완, 정은표, 최강희, 박광정, 전이다, 김지영, 송은혜

2000년 1월 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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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장의사에서는 모두가 행복해진다!

10년째 아무도 죽지 않는 마을, 낙천면
전라도의 어느 작은 읍내, 번개치고 비바람 몰아치는 어느 저녁 두 젊은이가 낙천 면으로 들어선다. 한 명은 서울에서 빚을 지고 고향으로 내려온 장판돌(오현경) 노인의 손주 재현(임창정)이고, 또 한 명은 이 마을 사람이 아닌 판철구 (김창완) 이다. 하는 일마다 실패하다가 낙천면으로 흘러들어와 여관에서 목을 매고 자살을 시도하지만 이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대신 여관 건너편 장의사 간판을 보고 운명처럼 장의 일을 배울 결심을 한다.

세 명의 엉뚱한 동상이몽..
재현은 할아버지의 장의사 자리에 오락실을 차리려다 할아버지의 꾸지람만 듣고, 억지로 장의일을 배우기 시작한다. 곰다방 미스 황을 쫓아다니는 그 마을 수퍼집 아들 대식이(정은표)도 장의 일을 배운다. 재현의 할아버지는 재현, 철구, 대식 세 젊은이에게 강도 높은 장의교육을 실시하려 하지만 일거리가 마땅치 않다. 이 마을은 10년째 아무도 죽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철구는 장의를 배우려고 사람이 죽기만을 바란다. 일이 생기지 않자 직접 장의사 홍보 전단을 만들어 병원에 붙이러 다닌다.

10년만의 첫초상, 조 등을 먼저 다는 놈이 임자다.
마침내 첫 번째 장의. 한밤중에 낙천장의사로 전화가 걸려온다. 공동묘지 옆 성성리에 혼자 살던 거구의 과부가 가슴에 칼을 꽂고 자살을 했다고 한다. 장의를 처음 해보는 세사람 모두 실수를 연발한다. 아버지 시체를 보고 기절을 했던 재현은 역시나 기절을 하고, 큰소리 치던 철구도시체를 보자 마자 뒤로 자빠져 버린다. 기절도 못한(?) 대식이 할아버지와 함께 죽은 과부를 염한다.

장의수업은 시작되고...
첫 장의를 계기로 할아버지의 본격적인 장의 수업이 시작되지만 세 사람은 동상이몽이다. 재현은 어찌되었든 장의사가게를 처분하고 오락실을 할까 딴 짓을 하고, 돈을 버는데 혈안이 된 철구는 목이 빠지게 사람이 죽기를 기다리고, 대식은 처녀나 하나 죽었으면 좋겠다며 젯밥에만 관심을 보인다. 할아버지의 기대처럼 재현은 장의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철구와 대식이 끝까지 제대로 장의수업을 받을 수 있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기획의도

세기말 새로운 천년 앞에서 사람들은 갖가지 증후군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다. 세기말의 도덕적 해이, 세기말의 정서, 세기말의 인간의 고뇌와 소외, 세기말의 불안...등 기사화 되거나 방송의 표제만 보아도 세기말이 단연 화제의 중심이다. 지구는 온통 한 세기를 보내고 정리하는 일도 분주한 것 같다.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지구 종말론이나 악마주의가 헐리우드 영화에서 보여지는 영화의 테마라면, 한국 영화의 테마는 섹스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세기말에 범람하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인간 정체성의 혼란을 표현하려는 테마가 섹스에 있는 것 같다. 개봉이 보류된 <거짓말>이 그러하고, 세기말 치정극 이라고 표방한 <해피엔드>가 그러하고 제목까지 <세기말>이라고 명명한 영화가 그러하다. 과연, 우리에게 세기말은 그렇게 우울하고 어둡기만 한가? 이 영화들이 담고 있는 정서를 들여다보면 희망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전에도 이후에도 삶은 늘 그러했던 것처럼 계속되지는 않을까?

세기말이라는 분위기에 쓸려 요즘처럼 어수선하고 마음이 스산할 때, 우리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렇게 특별나지 않는 사람들, 바로 따뜻하고 훈훈한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그것이야말로 세상을 살만하게 하는 근원이지 않을까? 세기말의 분위기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우리의 일상은 이전처럼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새 천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1월이 되면 희망찬 새 천년의 시작되었노라 호들갑스럽게 떠들겠지만, 우리는 여느 해와 크게 다름없는 새해 아침을 맞게 될 것이다. 우울함이 병적으로까지 보이는 이 세기말의 증후군이 지나간 자리에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우리의 일상이 소중함을 낮은 소리로 말하는 영화들이다. 작은 시골 마을, 장의사를 배경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소중함을 말하는 <행복한 장의사>, 불륜으로 치달았던 일탈이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주노명 베이커리>, 또 갑갑한 일상에서 탈출을 꿈꾸는 한 은행원의 이야기 <반칙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영화들도 다시금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온다.

(주)싸이더스 영상사업부의 9번째 영화이자 2000년 첫 작품의 테마는 바로 웃음과 눈물이다. 장선우 감독에게 연출 수업을 받았던 장문일 감독(37)의 데뷔작 <행복한 장의사>에는 아주 소란스러운 웃음이, 또 가슴 따뜻해지는 눈물이 있다.

영화는 가업을 전수하려는 할아버지(오현경)와 장의사를 죽기보다 싫어하는 그의 손주 재현(임창정), 그리고 아무도 하려들지 않는 장의를 배우려는 엉뚱한 두 청년 철구(김창완)와 대식(정은표)의 이야기이다. 10년째 아무도 죽지 않아서 초상 치를 일이 없는 조그만 시골마을 낙천면, 장의를 배우려고 해도 일이 없어 빈둥거리기만 한다. 철구와 대식은 장의를 배우겠다는 열망으로 사람이 죽기만을 기다리고, 그들의 엉뚱하기 짝이 없는 해프닝들은 캐릭터들의 악의 없음으로 인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초상이 나고 장례를 지켜보면서 그들은 죽는다는 것을,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차츰 깨우쳐간다. 사랑했던 사람의 초상을 치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슬픔과 눈물이 마르면서 그들은 장의사란 직업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마침내 이해하게 된다. 죽음이라는 평범하지 않은 일생의 한 단계를 지켜보는 것을 통해 성장하고 깨우치게 되는 것이다.

웃음과 눈물 장문일 감독은 죽음을 통해,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영화의 출발점은 죽음이지만 감독은 이것을 통해 오히려 삶에 대해,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경쾌한 웃음과 가슴 따뜻해지는 눈물로 담아낸다. 병원 때문에 일이 없는, 그래서 아무도 더 이상 배우려하지 않는 장의사라는 직업, 죽음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그런데, 영화는 장례의 풍경이 아니라 장례를 치르는 자의 정서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죽음에 접근하고, 죽은 자와 산 자 사이에서 죽음을 지켜보는 장의사의 시선으로 죽음을 지켜보게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죽은 자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살아가는 자의 삶에 좀 더 다가간다. 장의사가 맞닥치고 느끼는 죽음의 공포와 일상의 소중함을 그들과 함께 느끼게 되는 것이다.

죽음을 다룬 영화가 대부분 눈물에 호소하여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면, <행복한 장의사>가 시도하는 건 웃음으로서의 카타르시스 느끼게 하는 것이다. 죽은 자를 떠나보내는 장의사의 삶을 눈물이 아니라 웃음이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사실, 웃음 뒤에 있는 슬픔의 감정이야말로 훨씬 더 정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웃음은 죽음, 슬픔, 삶이라는 것을 한번 걸러서 바라보게 하는 기능을 한다. <행복한 장의사>는 따듯한 시선을 기본으로 가진 채, 조금 더 가벼운 웃음으로 거기에 접근해보고자 한다. 눈물에서 웃음으로의 전환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 성숙함을 의미할 수도 있으리라.

장의사를 직업으로 삼아 살아간다는 것은 죽음에 이르는 길, 혹은 삶에 눈 떠가는 과정일 것이다. 때로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죽음을 가까이 에서 대하는 사람이 훨씬 더 진실 되게 바라볼 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그 가능성에서부터 출발한다.


재현 : 임창정

1973년 경기도 이천 출생.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재학중.
영화- 남부군/ 비트/ 엑스트라/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소화 : 최강희

1977년 서울출생. 동명여고 졸.
TV-종이학/학교/관끼/해바라기/나
영화-여고괴담

장판돌 노인 : 오현경

1936년 서울출생. 연세대 졸업.
연극- 휘가로의 결혼/ 허생전/ 봄날/ 막차 탄 동기동창 외
TV- 내멋에산다/ 서울야곡/ 내일도 푸른하늘/ TV손자병법

판철구 : 김창완

1954년 서울 출생. 서울대 졸업
1977년 그룹 산울림의 '아니 벌써'로 데뷔,
현재까지 산울림 13집과 몇 개의 프로젝트 앨범 발표.
TV- 연애의 기초/ 서울 하늘 아래 / 섹스모자이크에 대한 보고서 야채식빵에 관한 보고서 / 추억/ 은실이
영화- 정글스토리/ 링

황금수퍼아들 대식 : 정은표

1966년 전남 곡성 출생. 서울예대 연극과 졸업.
연극- 백마강 달밤에 (오태석 작, 연출) 비닐하우스 (오태석 작, 이윤택 연출) 어머니 (이윤택 작, 김명곤 연출) 외 20여편
영화- 진짜 사나이/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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