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없다 City of the Rising Sun


1998, 드라마, 120분, 18세 관람가


제 작 : 우노필름㈜ 차승재
감 독 : 김성수 l 각 본 : 심산, 김성수
촬 영 : 김형구l 조 명 : 이강산
미 술 : 김기철 l 편 집 : 김 현
음 악 : 박영, 김재원 l 동시녹음 : 오세진
조감독 : 김석우 l 배 급 : 삼성영상사업단㈜

출 연 : 정우성, 이정재, 이범수, 한고은, 박지훈, 이기열, 한상미, 김영호, 이봉규

1999년 1월 9일 개봉

- 제22회 황금촬영상 동상 특별분장상(이경자)
- 제20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이정재)



청춘의 절망과 좌절, 그 시간 속으로 희망을 찾아가는 길

최근 시합에서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 삼류복서 도철(정우성)과 사기를 쳐서라도 크게 한껀해서 폼나게 사는 것만이 최고의 목표인 흥신소 양아치 홍기(이정재) 두 사람은 사사껀껀 부딪히고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한다. 도철의 눈엔 홍기가 양심이라곤 없는 돈에 눈먼 사기꾼처럼 보이고, 홍기는 돈도 되지 않는 권투에 집착하는 도철을 이해하지 못한다.

홍기는 배우지망생 미미(한고은)에게 스타를 만들어주겠다고 하며 배우지망생들이 모인 파티장으로 향한다.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오버하는 홍기와 자신이 올 곳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도철은 파티장에서 한바탕 격투전을 벌이고 - 도철이 맥주병에 얻어맞아 병원에 입원하게 된 틈을 타 홍기는 그의 돈을 훔쳐 달아난다. 하지만 경마로 돈을 다 날린 홍기는 결국 다시 도철의 도장에 빌붙어 지낸다.홍기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난 빚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운 협박을 당하고, 결국 그는 그들 인생 마지막의 모험이라며 보석상을 털기로 결심한다.

홍기는 도철을 불러 맞은 편의 보석상으로 망치를 들고 다가가 유리창을 내리친다. 놀란 도철이 말리지만 제정신이 아닌 홍기. 경보기가 울리고 도철은 홍기를 떼어낼 수 없음을 알고 차로 진열장을 들이받는다. 도망치듯 바다로 향한 두 사람. 절망에 휩싸인 홍기는 절규하며 바다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옮긴다.


"<비트>가 그랬듯 영화의 형식실험은 <태양은없다>에서도 계속된다. 이것은 <비명도시>에서부터 호흡을 같이한 김형구, 이강산의 새로운 영화형식에 대한 끝없는 열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험은 테크닉을 위한 테크닉이 아니라, 영화가 포착하고자 하는 인물들의 정서나 심리, 그리고 그들이 느끼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전달을 위해 존재한다." - 김성수 감독

도철과 홍기, 블루그레이의 콘크리트 정글 속으로

촬영: 400mm망원렌즈
400mm망원렌즈는 배경과의 거리를 좁히고 인물을 중심에 놓게 하며 색채감을 무채색에 가깝게 한다. <태양은없다>의 주된 색채는 블루그레이(blue-gray). 400mm 망원렌즈는 이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비트>가 9.8mm, 135mm망원렌즈를 사용하여 인물들의 정서를 과장하여 전달하려 했다면, <태양은없다>는 무채색의 도시를 배경으로 놓인 두 인물을 지켜보기 위해, 그리고 그들이 놓여있는 공간의 블루그레이 느낌을 얻어내기 위해 사용되었다.

조명: 색온도 4500도
<태양은없다>의 색 온도는 4500도를 기준으로 한다. 이는 도시성을 강화하고, 역시 블루그레이를 얻기 위해 시도되었다. <비트>가 혼합 색을 주로 썼던 것과는 달리, 무채색에 가까운 블루그레이가 <태양은없다>의 이미지를 지배한다. 도시 속의 젊음을 표현하기에 블루그레이가 가장 적당한 색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비트>처럼 탑 라이트를 많이 사용하였고 사물의 라인을 살리는 백 라이트를 중요시했다.

멈추지 않을 것처럼 계속되는 질주
음악&몽타주

홍기(이정재)가 도철(정우성)의 돈마저 훔쳐 사라진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홍기는 매니저 해준다며 젊은 여자에게 사기치는 중. 도철을 보자 당황한 홍기 "그깟 돈. 준다 줘!!" 큰소리를 치더니 얼른 도망을 치고…쫓고 쫓기는 이들의 질주가 시작되면서 경쾌한 댄스풍의 ‘Let's Twist Again’이 리듬감있게 따른다. 홍기와 도철의 계속되는 질주는 두 청춘의 자잘한 일상들이 짧게 편집된 장면들로 이어진다. 피로한 청춘들의 다양한 모습들로 구성된 몽타주 위로 답답한 현실에서 탈출을 꿈꾸는 나른한 몽상처럼 ‘All Night Home’이 들려온다.

25살 치기 어린 밤 포토몽타주로 그린다
포토몽타주

흥신소에서 쫓겨난 홍기와 그를 따라 그만둔 도철. 편의점 앞 도로에 주저 앉아 캔맥주를 마시며 그들은 자신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취기가 오른 두사람. 도철이 섀도우복싱을 하자 홍기가 어설픈 포즈로 따라하고…청춘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표현하기위해 감독은 포토몽타주를 착안했다. 한 씬을 포토몽타주로 처리하는 것은 한국영화사상 처음. 이 씬은 촬영카메라의 촬영없이 스틸카메라 6대로 각기 다른 각도에서 촬영되었으며, 촬영된 필름은 인화를 거쳐 35mm촬영카메라로 한 장씩 다시 촬영했다.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면서 인물들의 행동을 희극적으로 포착한 씬.

고통스러운 시간의 연장 - 권투경기장
고속촬영

<비트>가 저속촬영이 주를 이루었다면 <태양은 없다>는 한층 노련해진 저속촬영과 실험적 고속촬영의 조화가 흥미롭다. 우아한 듯 느린 화면과 동작은 많지만 실제로 진전이 없어 보이는 이 기법은 영화의 라스트 10분, 도철(정우성)의 마지막 희망과도 같은 권투시합에서 주요하게 사용된다. 펀치를 맞는 도철의 모습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지면서 고통스러운 시간은 실제보다 훨씬 더 많이 연장된다. 이것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청춘들의 바램과 달리 절망스러운 젊은 날이 얼른 지나가 주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늘진 젊은 날의 불안,절망,눈물 - 과일가게
새로운 몽타주, 몽타주, 몽타주들

원치 않게 과일가게 주인을 협박해야하는 도철(정우성)과 홍기(이정재). 이들의 불안하고 초조한 시선이 음울하게 드리워 지다가 점프컷 되면, 노란 백열등이 흔들리는 가운데 겁에 질린 과일가게 주인을 향한 도철과 홍기의 협박장면, 지시를 내리는 흥신소 사장 장면 그리고 이들이 건물옥상에서 자신들의 꿈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동시에 교차 편집된다. 이는 과일가게 안에서 일어나는 상황의 긴박감을 더해 주며 이들이 가지는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확신없는 일을 해야하는 분열되고 혼란한 청춘들의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미워할 수 없는 겁 많은 양아치, 홍기 / 이정재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이 영화에 보여준다. 그의 표정과 손짓, 뛰는 모습까지 그가 가진 매력은 끝이 없다. 그는 <태양은 없다>에서 이제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그의 모든 것을 꺼내 놓는다. 표정의 변화와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처세술에 능한 치기어린 젊은이, 홍기가 되기 위해. <태양은없다>에서 이정재는 세상살이가 괴로워 바다에 뛰어 들어 보지만 정작 죽을 마음은 없고, 돈을 보면 흔들리는 마음을 어쩔 수 없는 양아치 흥기로 완벽한 변신을 보여준다.

링 위에 서고 싶은 삼류복서, 도철 / 정우성

그는 더 이상 히어로가 아니었다. 오직 도철이 되기 위한 사람처럼, 정말 삼류복서처럼 ? ‘태양은 없다’에서 정우성은 권투밖에 모르는 도철이다. 경기장촬영에서, 그가 4일 동안 맞은 펀치는 아마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맞은 것 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정우성은, 아니 도철은 <태양은 없다>에서는 싸움 잘 하는 파이터가 아니다. 오히려 후배 선수에게 케이오를 당하는 패배자일뿐. 그렇지만 도철은 말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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