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공일 삼공이 301, 302


1995, 컬트/페미니즘, 101분, 18세 관람가


제 작 : 박철수필름㈜ 박철수
원 작 : 김수경 l 시나리오 : 이서군
감 독 : 박철수 l 촬 영 : 이은길
조 명 : 신준하 l 편 집 : 박곡지
아트디렉터 : 최정화 l 음 악 : 변성룡
조감독 : 박영훈, 송영철, 방상훈
배 급 : 영성 프로덕션

출 연 : 방은진, 황신혜 김추련, 박철호, 최재영, 장영주, 박영록, 이지연, 노유림

1995년 4월 22일 개봉

- 1995년도 좋은 영화
- 제6회 춘사영화예술상:여우주연상(방은진), 특수분장상
- 제16회 청룡영화상:여우주연상(방은진),각본상
- 제19회 황금촬영상:신인촬영상
- 제4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출품 (파노라마부문)



끓고있다

오염된 도시생활에 찌들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져다준다는 새 희망 바이오 아파트 302호에는 신경성 식욕부진증에 시달리며 더이상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된 윤희라는 여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옆집 301호에 남편의 사랑하는 애완견을 죽여 요리를 해 먹었다는 이유로 이혼 당한 송희가 이사 온다.

301호 여자는 결혼 전 아름다운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결혼 후 집안에 틀어 박혀 남편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일을 유일한 樂으로 살아왔고, 남편이 늦게 돌아오면 애써 만들어 놓은 음식을 혼자서 다 먹곤 하는 버릇이 생겨 보기에 흉할 정도로 뚱뚱한 비계 덩어리로 변해 버렸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요리 만드는 것을 삶의 유일한 樂으로 생각하고 있다.

302호 여자는 어린 시절 정육점을 하는 의붓아버지의 강간을 피해 정육점의 대형 금속냉장고 속으로 숨어 들어가는데, 이웃집 아이가 그녀를 흉내내다 냉장고 속에서 얼어죽는 사건을 맞았다. 그 이후 윤희는 음식을 보기만 해도 토해내는 증상이 생겼고, 음식, 섹스에 대해 본능적으로 거부해 왔다. 이사온 날부터 계속되어지는 301호 여자의 302호 여자에의 요리 공세. 301호 여자는 302호로 음식을 계속 나르고 302호 여자는 음식을 토하거나 버리는 반복되는 생활...

그러던 중 갑자기 302호 여자가 사라진다....


영화 '301·302'에 관하여

이 영화는 여성의 사랑과 고독에서 출발한다. 물론 이 영화에서는 그 중심을 여성으로 국한시키고 있지만 사랑과 고독이라는 테마는 성으로 양분되어지는 땅따먹기가 아니다. 그러므로 본질적인 인간의 고독이 영화의 시발점이다.

기존의 소위 '여성영화'라는 국지장르에서 다룬 여성은 종속의지로부터의 해방, 制度로부터의 해방, 性으로부터의 해방 등 각종 해방일색이었다. 이는 아직도 여성문제를 계몽대상 위주로 보고있다는 것이며 따라서 이것도 역시 깨부숴야 하는 선결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여성을 인간으로서 내부 깊숙히 조망하는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른바 '여성영화' 가 수박 겉핥기, 구질구질한 한타령으로 여성마저도 외면하는 이야기가 된 것이다. 새로울 게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의 시점에서 굳이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70년대부터 시작된 여성 지식의 고급화는 80년대를 지나 90년대에 일반화되었다. 여성 지식의 고급화, 고급화의 일반화까지는 좋았으나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구조에 있다. 아직 이러한 일반적 현상을 수용할 만큼 사회구조는 변하지 못했고, 세계적으로 여성 지식의 고급화가 우리나라만큼 일반화된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능력에 맞는 사회 역할이 주어지지 않으니, 여성들은 자연히 편안하지 않았고 점차 부정적인 증상을 보이기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과도기를 먼저 겪었던 외국의 경우 70년대 후반에 남성에게는 없는 병으로 Bulimia 와 Anorexia가 정의됐다고 한다. 이 병은 음식에 대한 극단적 두가지 태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과도한 스트레스와 욕구불만으로 인해 닥치는 대로 먹어대는 영국 다이애나 황태자비나 먹기를 중단하고 죽기까지 음식을 거부한 여대생 사건 등이 이의 좋은 예이다. 이러한 사회현상이 현재 우리에게도 깊숙히 퍼져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기에 여성이라는 인간을 통해 그 궁극적인 내밀한 고독을 새로운 방법으로 해부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새로운 방법이 컬트적 기법의 도입이며, 영화 301·302의 이야기는 두 여자가 한층에 살면서 빚어지는 '관계'이다. 이 영화는 인간의 고독을 여성 화자를 내세워 음식을 매개로 단순화시켜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선례가 없는 작업이다. 본격적으로 컬트 기법을 도입한 것도 처음이고, 여성을 인간이라는 선상에 서 해부하는 것도 처음이다. 따라서 그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시장의 한가운데 사는 현실에 이 영화를 적용하기 위해 우리는 Low Budget으로 제작할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이 영화는 많은 돈을 들려 해도 쓸데가 없다. 형식의 신선함과 인간의 고독, 여성의 고독이라는 공감이 이 영화, '301·302'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제 관객들은 더이상의 거짓 변화와 거짓 새로움을 믿지 않는다.

한국영화 최초의 총리허설 실시!!

밀착 연기, 이것은 영화의 생명력을 불어 넣는 중요한 요소이다. 배우들의 밀착 연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301·302는 1월 25일 이후 배우와 스탭들이 영화 진흥공사 셋트장에서 완벽한 작품 해석이 끝날 때까지 무기 한 동거를 하며 반복리허설을 실시키로 했다.

총리허설은 SET와 스탭, 배우들이 삼위 일체가 되기 위한 준비 운동이다. 감독의 연출 의도와 각 씬에 대한 충분한 이해, 정확한 Reading연습, 연기 리허설 등을 통해 실제 촬영에서 겪게 되는 촬영상의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 갈 301·302의 총리허설은 충무로에 바람직한 촬영 풍토를 조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시각디자인의 정수, 세트디자인

거식증이나 폭식증이 얼핏 대조적인 듯 하면서도섭식장애라는 동일한 정신 질환의 두가지 양태일 뿐인 것처럼, 현실공간이 결국은 허구의 셋트처럼 느껴질만큼 가상의 내면 공간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윤희의 내면세계에 잠재되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차가운 금속제의 대형 냉 장고와 붉은 고깃 덩어리의 이미지를 송희의 301호에 알루미늄 질감의 바 닥과 붉은 싱크로 가져왔고 인스턴트 식품으로 상징되는 가치관과 외형적 인 광고 이미지의 미적 기준에 길들여지고 소외당하는 송희의 Physical한 면을 윤희의 메마르고 결벽한 백색공간으로 대비시켰다.

잉고 마우러의 조명 기기와 Bang & Olufsen의 Audio System, Knoll사의 의 자와 유명디자이너의 가구, 이태리, 프랑스, 스웨덴 산 주방기기와 테이블 웨어 등의 디자인은 미니멀한 공간에 시각적 액센트로서의 볼거리를 제공함 과 아울러 두 여자의 공간에 허상으로서의 미적 세련됨이 지니는 공허함을 부여한다.

쓰레기통에서 주워 먹은 양고기 꼬치구이

송희의 윤희에 대한 요리공세가 시작되고 윤희는 송희가 요리를 가져오자마 자 쓰레기통에 쳐 넣는다. 그러던 어느날 쓰레기봉지에 가득 송희의 요리를 담아서 쓰레기를 버리러 나오는 윤희를 송희가 발견한다. 자신이 정성들여 만든 요리가 버려진 사실을 알고 송희는 심하게 분노한다. 들고 나가던 쓰레기 봉지를 다시 빼앗아 윤희의 집으로 들어간 송희는 "네가 뭔데 내 요릴 버려!"라고 씩씩거리며, 윤희에게 달려들어 버려진 양 고기 꼬치구이를 먹이려 한다. 윤희, 입을 막고 먹지 않으려 하자 송희 역의 방은진은 반쯤 정신이 나간 모습으로 쓰레기 통에서 주워낸 양고기 꼬치구이를 마구 먹어댄다. 스탭들 안쓰러운 눈으로 방은진을 쳐다본다.

황신혜 70kg의 거구로 변신, 능청스런 연기에 스탭들 감탄!

절세미인, 여성의 미의 상징이라 일컬어지고 있는 황신혜가 70kg의 거구를 이끌고 촬영장에 어기적 거리며 등장, 촬영진들을 놀라게 했다. 촬영장에서의 모습은 더욱 가관이었다. 앞머리를 막핀으로 찌르고, 한손에 는 양꼬치 구이를 먹는 장면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장면 중, 송희가 윤희의 깡마른 모습을 보고 분해하며 자신의 요리공세로 윤희를 살찌우겠다고 결심, 열심히 윤희에게 갖다줄 음식들을 요리하며, 윤희의 살찐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바로 그 모습이었다.

송희가 주로 입는 특수 의상을 황신혜가 껴입고 재밌어 하며 분장실 거울로 비춰보던 모습.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아무리 상상 속의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황신혜씨의 살찐 모습과 그 연기가 능청스러우리만큼 너무나 리얼하여 스탭들의 찬사를 받았다.


방은진 / 301호 폭식증여자 송희

사랑대신에 자신을 거부하지 않고 상처를 주지도 않는 음식을 사랑으로 교체해 버린 거식증 환자. 자신의 소외와 고독에서부터 탈피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요리만들기에 중독된 여자.

국민대 의상학과 졸업. 디자이너로 활동 중, 연극에 대한 열정이 생겨 89년 연극계에 데뷔. 연극활동을 하면서 탄탄한 연기력을 다진 후,94년 본격적으로 영화활동을 시작하였다. 데뷔한지 얼마되지 않아,박철수 감독의 < 301 302 >의 주연으로 캐스팅되어 95년 청룡영화제, 춘사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영화계의 주목을 받게된 연기파 캐릭터 배우이다.

황신혜 / 302호 거식증 여자 윤희.

어릴적 양부의 강간으로 인해 음식과 섹스 그리고 현세적인 사랑조차도 동물적인 인간관계로 동일시되어 받아들일수없는 거식증 환자.

한국 최고의 미인배우. 데뷔 초기 황신혜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뛰어난'미모의 여배우로 인기정상에 올랐고, < 301 302 >를 통해 마침내 '미모'보다는 '내면'연기로 진정한 배우로서의 면모를 보였다는 평을 들었다. 최근< 애인 >,< 신데렐라 >등의 드라마를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영화 < 산부인과 >, < 죽이는 이야기 > 등으로 근래 청춘스타들과는 확실히 차별된는 성숙한 아름다움과 연기력을 보여 전문연기자로서의 영역을 확고히 굳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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